정확하게는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도 첫 만남은 법정스님의 책을 읽고난 후 였던 듯 하다.
무신론..정확하게 불가지론을 맹신하고 있던 내게 고통과 그 극복에 대한 방법 즉,인과의 한 켠을
슬며시 보여주셨던 스님 덕분에 비록 짝퉁 소리들어도 나름 치열하게 부처님 가르침 안에서 길을
찾는 중이다.그렇게 자연스럽게 길상사,"맑고 향기롭게"와의 인연은 시작되었지만 항상 생각과
말만 앞섰을 뿐,행동하지 못하던 와중..그렇게 머무는 바 없이 떠돌던 마음이 마침내 한 생각을 내
어 "맑고"사무실에 들어서는 순간은 실로 뭉클^^*하기까지 하였다.
6월 마지막 주 신입회원 교육이 있던 날,주변 대소사에 그닥 반응하지 않던 마음이 조금 쿵쿵거리
기도 하여 이상하게 생각하며 길을 나서 사무실로 향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하여 병원신세를 지게
되었다.내 오토바이는 형태를 알 수 없을 지경이었고 이틀쯤 혼수상태였으며 몸안의 뼈가 6개나
부러지는 중상이었다.
하지만,부처님 보살핌 덕분이었을까?부러진 뼈 6개를 제외하면 놀라우리만치 멀쩡했으며 회복속
도는 담당의사가 학회에 보고한다는 우스게 소리를 할 정도로 빨랐다.말 그대로 쾌유였다.
7월 마지막 주 신입회원 교육날,
쏟아지는 장맛비를 뚫고 쾌유?된 몸을 이끌고 지하철역에서 길상사까지 걸어 올라 가면서 나도
참 극성이다 싶기도 했다.그렇게 교육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중,
비도 그쳐 맑게 게인 하늘을 바라보며 "인연..참 억척스럽다"며 중얼거려봤다.
억척스러움..
이렇게 "맑고 향기롭게"와의 인연은 시작되었다고 쓰다가 피식 웃는다.
"인연..그리고"라니..이쯤되면 나의 운명론적 세계관에 대한 불신은 어느 정도 개천(改遷)되었다
고 까지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억척스러운 인연이라면 억척스럽게 지켜볼 일이다.
올바로 알고 그 아는 바를 실천하라는 모임의 취지를 기억하며
다시한번 억척스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