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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 07-09-07

    [re] 반갑습니다, 보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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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자 회원님, 제가 기꺼이 보살이라고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 분입니다. 사진은 2년 전 늦가을, 자양사회복지관이 자원봉사자를 위해 연말에 마련한 행사장에서 찍은 것입니다. 행사장에서 난데없이 김정자 회원님을 마주하고, 저는 이 분의 정체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김정자 회원님을 처음 만난 인연은 맑고 향기롭게 서울시립요양원 정기 자원활동. 그녀는 제가 거주하는 동네의 지역주민이기도 하셨습니다. 시어머니의 병수발로 충분히 치었을 법도 하건만, 그녀는 서울시립요양원의 어르신들을 또다시 찾아나서고 계셨던 것입니다. 또다른 어머니를 찾아, 또다른 우리 모두의 아버지를 찾아 병수발을 자처하고 계셨습니다. 이어 저는 생명나눔실천본부에서 잠시 적을 두면서, 정기봉사를 하고 계시는 김정자 회원님의 모습을 다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도대체가 이 분의 원력이 궁금하기 그지 없었지만 굳이 물어 여쭙지는 않았습니다. 두 손을 모은 합장으로 제가 드릴 수 있는 모든 인사를 대신할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행정대학원 사회복지학과 전공 학생만의 신분으로 자양복지관을 찾았을 때 이 분이 또 지역사회복지관의 자원봉사자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 것입니다. 내심 시겁해서 한마디를 목구멍으로 삼켰습니다. ‘보살이구나. 우리 어머니, 기꺼이 윤회하는구나. 상을 내지 않는 상의 크기가 어머어마하구나.’ 그 ‘우리 어머니’를 지난 하안거 해제일에 길상사에서 뵈었습니다. 어른스님의 법문을 받들어 부군과 함께 맑고 향기롭게 근본도량을 찾아주신 것입니다. 2년만에 마주하고는 다시 마음 속으로만 인사를 여쭈었습니다. ‘청안하셨습니까?’ 아니 ‘여여하십니까?’ 부처님 손바닥 위에 손오공, 보살님께 오직 침묵만으로 예를 갖춥니다. 숲기행에 참가한 일행 중에서 김정자 회원님의 모습을 찾았습니다. 맑고 향기롭게 회원들은 도대체가 상을 가늠할 수 없습니다. 그녀의 발길 발길따라 서방 정토를 결코 먼 데서 구하지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