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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 06-07-04

    풍물패와 함께 한 자원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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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첫 주 일요일이면 『맑고향기롭게 자제정사 자원봉사팀』의 봉사활동이 있는 날이다. 매월 첫 주를 자원봉사와 함께하는 일이야 말로 한 달을 보람있게 보내는 일이라 생각한다. 7월 첫 주 일요일. 집을 나서며 아침 하늘을 올려다 보니 잔뜩 찌푸린 날씨가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하다. 베낭에 우산은 준비했지만 늘 그렇듯, 우리 팀이 어떤 팀인가? 『맑고향기롭게』 이름처럼 봉사활동이 있는 날이면 내리던 비도 그치고 눈까지 멈추게 하여 맑게 개인 것이 한 두 번이었던가? 사당역을 출발하여 버스로 이동 하는 도중 가랑비가 조금 내렸지만, 자제정사에 도착하니 역시 하늘은 우리를 돕고자 맑아지고 있었다. 구름이 낀 날씨 덕분에 오전에는 따가운 햇살 없이 일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번 달에는 신입 회원이 남자 한 분, 여자 네 분하여 다섯 분이나 참가했다.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잠시 자원봉사자로서 지키고 갖추어야 할 사항에 대해 회원 교육을 실시했다. 맑고향기롭게 자제정사 자원봉사 회원이 점점 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대부분의 농사일, 시설 환경개선, 땔감 준비 등 노력봉사와 할머니 목욕봉사로 이루어졌던 활동이 이제는 양로원이 새롭게 신축되면서 할머니들이 생활하는 생활관 정리정돈, 대청소, 식사보조업무 등으로 다양하게 실시되는 추세이다. 그동안 자제정사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시던 나이든(?) 분들 상당수가 참여빈도가 낮아지는 반면에 젊은 자원봉사자들의 가입이 많아지고 있다. 물론 아직도 참여초기 회원들이 대다수를 차지하지만 신규로 참여하는 회원들은 모두 20 - 30대 젊은 분들이다. 팀장 입장에서는 자제정사 양로원의 활동분야를 고려하면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동참하여 다양한 자원봉사를 할 수 있어서 참으로 다행이라 생각한다. 자제정사 봉사활동은 특별한 능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에 동참할 수 있는 성격만 가지면 된다. 농사 일 등 뙤약볕 아래에서 농부처럼 묵묵히 일 할 수 있다면 누구나 환영한다. 농사일은 즐거워야 하기에 발랄한 성격이면 더욱 좋다. 회원들 중에는 햇빛에 대한 알레르기가 심한 분들이 있어서 여름철에는 참여 못하는 분들이 몇 명 있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번 달 봉사활동은 비가 내린 뒤라 흙이 질어 밭일보다는 내부 일을 많이 했다. 여자분들은 생활관 대청소와 정리정돈 그리고 할머님들 식사보조업무를. 남자분들은 토란 밭과 건물 주변 잔디밭 등에서 잡초제거 등을 하였으며, 오후에는 신바람 풍물패에서 준비한 할머니들을 위한 위문공연이 있어서 팀원들이 함께 참여하여 할머니들과 함께 놀아주는 시간을 가졌다. 휠체어에 의지해서 생활실에서만 생활하시는 할머니들을 식당으로 모셔와 한바탕 신나게 놀아드리니 할머니들이 박수를 치며 너무 좋아 하신다. 풍물패 회원은 아니지만 할머님들을 즐겁게 해드리려고 칠 줄도 모르는 소고를 들고 풍물패와 어울려 놀았더니 몸살이 날 지경이었다. 우리 회원들도 나와서 함께 어울려 놀아 줬으면 좋겠더만 모두 멀쭉이 서서 구경만 하고 나 혼자만 완전히 신났다. 10월에 있을 행사에는 꼭 함께 동참하기를 기대 또 기대한다. 풍물패 공연이 끝나고 바람도 쐬어 드릴겸 해서 힐체어에 의지하는 백발의 할머니들을 나무그늘로 모시니 흥이 아직도 남아 있는지 노래를 불러 달라고 하신다. 할머니들도 희미하게나마 노래 가사가 생각나는지 따라 부르신다. 윤라 간사님! 노래 잘 하셨어요. 역시~ 짱이야. 지난해부터 회원들이 봉사활동이 끝나면 제부도에 구경 가자고 했는데, 올해는 다행히 이상래님이 소형버스를 지원해 주셔서 다녀올 수 있었다. 나도 처음 가보는 섬이라 잔뜩 기대하고 갔다. 마침 바닷물이 빠져 갯뻘이 드러난 바다에는 제부도로 들어가는 아스팔트 길이 꼬불꼬불하게 보이고 그 길 위로 승용차들이 줄지어 달린다. 특이한 광경이라 그 모습이 이채롭다. 오전에 날씨가 흐려 사람들이 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았다. 방파제에 올라 넓은 서해바다를 바라보며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었다. 방파제에 올라 먹는 백지현님이 쏜 아이스크림은 정말 맛있었다. 제부도에서 질리도록 많이 주신 맛있는 바지락 칼국수에 배를 든든히 채우고 모처럼 회원들 간에 웃을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번 7월 자제정사 자원봉사활동은 일상적인 봉사활동과 함께 풍물패가 참여하여 할머님들을 즐겁게 해드리고 회원들 간에는 좀 더 가까워 질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열심히 함께 해준 회원님과 신바람 풍물패님들께 고마움을 전하며 신입회원들 얼굴을 자주 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