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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 03-11-22

    환경보호를 위하여 - 지난 7월 15일 북한산 방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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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 환경보호를 위하여


교계는 물론 일반인들의 광범한 존경을 받고 있는 법정스님께서 7월 15일 오후 1시 40분에 북한산국립공원 터널 관통을 반대하는 정진도량 철마선원에서 정진 중인 수경스님을 비롯한 사부대중 20여명을 격려 방문하였습니다.


법정스님께서 교계 내외의 현안에 대하여 직접 현장을 방문하여 언급하신 것은 수십년 만의 일입니다. 스님께서는 강원도에서 오셨다면서 서울 길상사 주지 덕조스님을 비롯한 몇 분의 스님과 같이 철마선원을 방문하였습니다.


법정스님의 북한산 철마선원 방문 소식을 전해들은 일간지 기자들은 대부분 취재를 희망하여 11시에 조계사 일주문에 회집하여 봉고차로 동승 북한산에 1시경에 도착해서 수경스님과 담소하며 스님을 기다렸습니다.



◇ 북한산 철마선원 선방앞에서1시 40분, 짚차에서 내린 법정스님은 곧장 수경스님과 반갑게 합장 인사를 나누시고 악수를 청하셨습니다. 수경스님은 합장 반배로 예를 표하고 스님에게 북한산살리기 정진도량을 안내하였습니다. 법정스님은 사진기자들이 잠시 포즈를 취해달라고 요청하자 이를 쾌히 응하시면서도 필름 아끼시라고 덕담하시며 편하게 대해주셨습니다. 도로에서 삼엄한 철조망과 다리를 건너 철마선원에 들어선 스님은 선방의 부처님께 삼배의 예를 갖추고 수경스님의 인사를 받으시고 좌정하시어 곧장 말씀을 시작하셨습니다.


“자연은 한번 파괴하면 회복이 불가능합니다. 자연은 조상 대대로 지킬 의무가 있지 파괴할 권리는 없습니다. 우리 시대는 잠시 빌려서 살뿐입니다. 정치하는 사람들 정신 차려야 합니다. 경제논리 때문에 생명을 죽이고 있습니다. 사람을 위한 도로가 되어야 하는데 도로를 위한 도로가 되어서야 되겠습니까 ? 서울 근교에서부터 막아야 합니다. 서울에서 막아야 지방에서 일어나는 것도 막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수경스님이 이렇게 북한산을 지키는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은 개인의 뜻이라기보다 산신이 스님에게 의탁해서 지키라 하는 겁니다. 이것은 대자연의 의지라 생각해야 합니다. 내 이야기를 빌어 기자님들도 막는데 힘을 보태주십시요.”라는 요지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어 한 기자가 어디서 오시는 길이냐고 물으니 “강원도에서 비 맞을 각오하고 오는 길입니다”고 답하시고 “북한산은 외국인들이 부러워하는 산입니다. 서울에 이렇게 좋은 산이 있느냐고 외국인들이 감탄하는 산입니다. 내 말을 이용해서 막는데 써주세요”라고 기자들에게도 거듭 부탁하셨다. 이어서 법정스님은 “교통사고가 많이 나는 것도 자연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파괴하고 단절하기 때문입니다. 수천년의 흐름이 하루 아침에 파괴되고 단절되면 문제가 생깁니다. 정치인들은 모릅니다. "


또한 법정스님은 불교에 대해서도 한 말씀하셨습니다. “불교라는 종교가 1700년 존재하는 것도 산이란 배경이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산이 국민들의 귀의처이기에 절도 귀의처가 되는 것입니다. 산을 소중히하고 잘 지켜야 랍니다”라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이어서 법정스님은 기자들에게도 친근감을 표하시자 수경스님이 인사를 좀 합시다해서 총무원 기획실 실무자가 먼저 인사를 하고 기자분들을 한 분씩 소개하며 인사를 드렸습니다. 인사가 끝난 후 도량을 한 번 둘러보자시며, 선방을 나와 수경스님의 안내로 정진도량의 명소가 되고 있는 ‘망루’를 직접 올라가시어 둘러 보시면서 기자들을 위해 수경스님과 나란히 포즈까지 취해 주셨습니다. 망루를 둘러본 스님은 쉼터에서 잠깐 수박으로 더위를 식히셨는데 기자분들이 마감시간에 쫓겨 바쁘게 움직이자 수박이나 들고 가라고 잠시나마 덕담을 계속 나누었습니다.


법정스님은 북한산 사패봉을 1970년대 봉은사 다래헌에 살 때 석주스님을 모시고 역경원 식구들과 함께 온 후 처음이라시며, 참 오랜만에 왔는데 그때는 이 근처에 아무 것도 없었고, 기차로 왔던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스님은 수경스님에 대하여 선장에 정진하다가 연고도 없는데 사명감으로 나섰다면서 종단에서 자기 일이 아니면 관심도 두지 않는데 ... 수경스님 개인이 아니라 자연의 커다란 섭리에 의해 일을 하시는 것이라고 치하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울러 한겨레 조연현기자가 환경 문제가 중요한데 요즘 사찰에서 대형불사로 환경 훼손을 하는 경우에 대한 소감을 묻자 스님은 “불사도 해야 하지만 수행자는 화려한 절에서 수행이 잘 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려운 곳에서 공부가 더 잘되죠. 그런데 돈을 들여서 절을 버리고 있습니다. 불사는 안목있게 해야 합니다. 한국불교가 집이 세서, 법당이 없어서가 아니라 사람이 없어서 문제입니다. 우리 산, 산중, 자연은 개인 소유가 아니라 민족 공동의 재산입니다. 불사를 지나치게 해선 안됩니다. 도량의 균형이 깨져서는 인재도 나오질 않고 공부도 안됩니다. 환경과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좋은 도량에 가면 누구나 마음이 편합니다. 환경 자체가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죠”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어서 수박이 나오자 수박을 권하시며 회룡사 신도님들이 인사를 하자 합장 반배로 인사를 같이 하시며 “보살님들 기도를 열심히 하세요. 기도를 열심히 하면 세상과 기운이 통하여 소원이 이루어집니다”고 덕담을 하셨습니다.


말씀이 끝나자 기자님들은 마감시간에 쫓겨 가자고 독촉하여서 정진도량에서 먼저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법정스님도 빠쁠테니 빨리 가라셨고, 기자들은 사진이라도 한 장 더 찍고 한 말씀이라도 더 듣고 싶은 마음도 있었으나 마감에 쫓겨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