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후원하기 나의후원

대구

    • 04-11-13

    맑고 향기로운 삶을 위하여 - 법정스님

본문

흔히들 마음을 맑히라고, 비우라고 말을 한다.


그러나 이것이 바로 마음을 맑히는 법이라고 얘기하는 이는 없다.

또 실제 생활이 마음을 비우고 사는 이처럼 여겨지는 사람 만나기도 쉽지 않다.


마음이란 결코 말로써, 관념으로써 맑혀지는 것이 아니다.


실질적인 선행(善行)을 했을 때 마음은 맑아진다.

선행이란 다름 아닌 나누는 행위를 이른다.


내가 많이 가진 것을 그저 퍼 주는게 아니라 내가 잠시 맡아 있던 것들을 그에게 되돌려주는 행위 일뿐이다.


마음을 맑히기 위해서는 또 작은 것, 적은 것에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살아가는데 꼭 필요 불가결한 것만 지닐 줄 아는 것이 바로 작은 것에 만족하는 마음이다.


하찮은 것 하나라도 소중히 여기고, 그것을 소유할 수 있음에 감사하노라면 절로 맑은 기쁨이 샘솟는다. 그것이 행복이다.


인간이 적은 것에,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알았다면 오늘날과 같은 자연의 오염, 환경의 파괴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맑은 공기, 시원한 바람, 천연의 생수 등등 자연이 인간에게 무한정 베푸는 것에 비하면 인간은 자신들의 편리함, 편안함만 추구해 왔다.


그 결과 오늘날 지구는 중병을 앓고 있다.


인간들의 이기적 욕심이, 만족할 줄 모르는 마음이 이제는 자신들의 생명마저 위협할 지경이 되었다.


이제 우리들, 인간들은 지혜의 선택을 해야만 한다.


물질의 노예가 아닌 나눌 줄 알고, 자제할 줄 알며, 만족할 줄 알고, 서로 손 잡을 줄 아는 심성을 회복해 가야만 한다.


이것이 참다운 삶을 사는 길이며, 삶을 풍요롭게 가꿔가는 방법이다.


깨달음에 이르려면 두 가지 일을 스스로 실행해야 한다.


하나는 자신을 속속들이 지켜 보는 것이다.


스스로 자신을 관리, 감시하여 행여라도 욕심 냄이 없도록 삿된 길로 빠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또 하나는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


콩 반쪽이라도 나눠 갖는 실천행이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배어있어야 한다.


이 두 길을 함께 하고자 여러분께 "맑고 향기롭게 살아가기 운동"을 제안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