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사는즐거움
◈ 저 자 : 법정
◈ 출판사 : 샘터
◈ 출판일 : 2004년
◈ 페이지수 : 209 쪽
◈ 정 가 : 9,800원
반디북 서평
법정 스님은 얼마 전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와 길상사의 회주 등 모든 직함을 벗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삶과 침묵을 선언하셨다. 존재에 대한 성찰을 위해 끝없이 정진하는 면모를 보여준 스님의 이번 창작은 <오두막 편지> 이후 스님의 생활 모습과 생각들이 담긴 책이다.
저자소개/역자소개
저자 소개 : 법정
오늘도 강원도 산골 오두막에서 혼자 지내시는 스님은, 변하지 않는 침묵과 무소유의 철저함으로 이 시대 가장 순수한 정신으로 손꼽힌다. 얼마 전 그동안 맡아왔던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와 ‘길상사’회주직에서 물러나면서 진정한 수도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홀로 있어도 의연하고 늘 한 자리에 서 있는 나무처럼 스님의 글 속에는 변하지 않는 삶의 진리와 일관된 철학이 담겨 있다. 저서로는 <버리고 떠나기>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서 있는 사람들> 등 전집 시리즈 외에 영혼을 적시는 수필집 <무소유> <산에는 꽃이 피네><인연 이야기><오두막 편지>와 번역서 <화엄경> <숫타니파타> 등이 있다.
목차
산중에서 세월을 잊다
산방에 비친 달빛에 잠이 깨어 |오늘 하루 내 살림살이|당신은 행복한가 |꽃에게서 들으라 |아무것도 갖지 않은 자의 부 |부드러움이 단단함을 이긴다|대나무 옮겨 심은 날|산중에서 세월을 잊다|걷기 예찬|홀로 사는 즐거움
행복은 어디 있는가
물 흐르고 꽃 피어난다|꾀꼬리 노래를 들으며|행복은 어디 있는가|내 곁에서 내 삶을 받쳐주는 것들|여름 살림살이|나의 겨울나기|그곳에서 그렇게 산다|나무 이야기|산중에 내리는 눈
빈 그릇으로 명상하다
그대는 지금 어느 곳에 있는가|빈 그릇으로 명상하다|자신의 집을 갖지 않은 사람|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말라|산 너머 사는 노승|영혼에는 무엇이 필요한가|봄은 가도 꽃은 남고|내 그림자에게
다시 산으로 돌아가며
천지간에 꽃이다|감옥이 곧 선방|다시 산으로 돌아가며|무말랭이를 말리면서|토끼풀을 뽑아든 아이|삶다운 삶|겨울 가고 봄이 오니|산자두를 줍다|부자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세상이 크게 변하고 있다|인간 부재의 시대|나무종이보살|삶의 종점에서 남는 것
미디어 서평
연합뉴스 : <법정스님 새 산문집 「홀로 사는 즐거움」> - 2004/06/01
"내가 외떨어져 살기를 좋아하는 것은 사람들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의 리듬에 맞추어 내 길을 가기 위해서다. 그리고 사람보다 나무들이 좋아서일 것이다. 홀로 있어도 의연한 이런 나무들이 내 삶을 곁에서 지켜보고 거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는 법정(法頂.72)스님이 신작 산문집 「홀로 사는 즐거움」(샘터刊)을 펴냈다. 「오두막 편지」이후 5년 만에 내놓는 것이다. 법정스님은 올해초 10년째 이끌던 시민단체 `맑고 향기롭게'의 회주(會主.법회를 주관하는 승려)와 `맑고 향기롭게'의 근본도량인 서울 성북동 길상사 회주를 동시에 내놓고 침묵수행을 하고 있다.
이 책은 2001년부터 한 달에 한 번씩 `맑고 향기롭게'에서 펴내는 같은 이름의 회지에 쓴 글들을 모은 것이다. 욕심과 집착을 버리고 자연속에서 홀로 지내는 스님의 깊은 사유와 맑은 영혼의 소리가 글에 담겨 있다.
"이 세상에서 나 자신의 인간 가치를 결정짓는 것은 내가 얼마나 높은 사회적 지위나 명예 또는 얼마나 많은 재산을 갖고 있는가가 아니다. 내가 나 자신의 영혼과 얼마나 일치되어 있는가에 의해 내 인간 가치가 매겨진다. 따라서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열정적인 힘을 부여하는 것은 나 자신의 사람됨이다."
책에는 바닷가 거처로 잠시 옮겨갔을 때의 이야기, 모든 세속의 직함을 버릴 당시의 심경, 작고한 동화작가 정채봉씨와의 특별한 인연,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강원도 산속 오두막에서 생활하는 일상의 모습 등이 담겨 있다.
또 세계를 놀라게 했던 9.11테러사건을 비롯한 속세의 일들에 대한 단상과 현대인들의 삶에 일침을 가하는 준엄한 꾸짖음 등 모두 40편의 글이 실려 있다.
"행복은 결코 많고 큰 데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적거나 작은 것을 가지고도 고마워하고 만족할 줄 안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현대인들의 불행은 모자람에서가 아니라 오히려 넘침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불행한 것은 가진 것이 적어서가 아니라 따뜻한 가슴을 잃어가기 때문이다. 따뜻한 가슴을 잃지 않으려면 이웃들과 정을 나누어야 한다. 우리는 지금 죽지 않고 살아 있다는 사실에 고마워할 줄 알아야 한다."
10여년전 평소 친분이 있던 `이당'이란 도예가 집에서 법정스님이 즉석에서 쓴 글씨와 그림을 책의 표지 이미지로 활용했다. 엽서로도 만들어 책속에 끼워넣었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듯하다.
/서한기 기자
동아일보 : - 2004/06/04 상세닫기 ▲
법정(法頂·72) 스님이 산문집 ‘홀로 사는 즐거움’(샘터)을 펴냈다. 1999년 ‘오두막편지’ 이후 5년 만이다. 12년 전 강원 산골 오두막집으로 은둔한 그는 지난해 12월 서울 길상사와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의 회주(會主) 자리마저 벗어던졌다. 그는 2일 하안거를 시작하는 스님들을 독려하기 위해 길상사를 찾았다.
“강원도에 산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곳도 오래 있으면 타성에 젖습니다. 수행자는 끝없이 거듭나야 하지요. 안주하면 육신의 연령과 상관없이 늙게 됩니다.”
더 이상 간소해질 게 없는 삶인데도 스님은 더 간소하고 단순한 삶을 살기 위해 더 깊은 곳으로 떠날 생각이다. 수행자를 일러 운수(雲水)와 같다고 했다. 구름과 물처럼 살아 움직여야 수행자도 살고 그 기운으로 이웃도 건강해진다는 것이다.
스님은 한때 기침 때문에 한밤중에 자주 깬다. 처음엔 불편했으나 기침이 한밤중에 스님을 깨운 까닭을 헤아린 끝에 산문집에 적어 놨다.
‘살아온 날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지 않으니 잠들지 말고 깨어 있으란 소식으로 받아들이면 기침이 고맙게 여겨진다. 맑은 정신이 든다. 중천에 떠 있는 달처럼 내 둘레를 두루두루 비춰 주고 싶다.’(10쪽)
이 책은 2001년부터 한달에 한번씩 ‘맑고 향기롭게’ 회지에 쓴 글을 선별해 묶은 것. 이중 책 제목과 같은 ‘홀로 사는 즐거움’은 새로 쓴 글이다.
“홀로 산다고 해서 세상과의 끈을 놓으면 안 됩니다. 홀로 사는 사람은 어울려 사는 사람이 이루지 못한 사회적 기여를 해야 합니다. 홀로 있을수록 함께 있다는 이치를 깨달아야 합니다.” 스님은 이 책을 통해 풍요와 낭비에 물든 세상살이에 대해 경책(警策)을 던진다.
‘될 수 있는 한 적게 보고 적게 듣고 적게 먹고 적게 걸치고 적게 갖고 적게 만나고 적게 말하는 습관을 들이라고 권하고 싶다. 폭력과 인간 부재의 시대에 사람답게 살아가려면 불필요한 사물에 대해 자제해야 한다.’(199쪽)
/서정보 기자
조선일보 : - 2004/06/02 상세보기 ▼
한국일보 : - 2004/05/31 상세닫기 ▲
법정스님 산문집 '홀로 사는 즐거움' “요즘 자다가 몇 차례씩 깬다. 쌓인 눈에 비친 달빛이 대낮처럼 밝다. 달빛이 방 안에까지 훤히 스며들어 자주 눈을 뜬다. 내 방 안에 들어온 손님을 모른 체 할 수 없어 자리에 일어나 마주앉는다.”
스님이 산문집 ‘홀로 사는 즐거움’(샘터, 9,800원)을 냈다. 1999년 ‘오두막 편지’ 이후 5년 만이다.
‘홀로 사는 즐거움’은 2001년부터 매월 ‘맑고 향기롭게’ 회지에 썼던글 40편을 모은 것으로, 스님이 자연 속에서 지내며 얻은 사유의 세계를 담고 있다. 산문집은 자연에 귀 기울이고 자연의 품에 묻히고자 하는 스님의 생활을 보여준다. “바람이 불고, 꽃이 피었다가 지고, 구름이 일고, 안개가 피어오르고, 강물이 얼었다가 풀리는 것도 또한 자연의 무심이다.
이런 일을 그 누가 참견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다만 자연 앞에 무심히귀를 기울일 뿐이다.” “앞뒤 창문을 활짝 열어 젖히고 한바탕 쓸고 닦아냈다. 아침나절 맑은 햇살과 공기 그 자체가 신선한 연둣빛이다. 가슴 가득 연둣빛 햇살과 공기를 호흡한다. 내 몸에서도 연둣빛 싹이 나려는지 근질거린다.”
스님은 인생살이에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삶의 지혜를 전해주는 일도 잊지 않는다. “될 수 있는 한 적게 보고, 적게 듣고, 적게 먹고, 적게 걸치고, 적게 갖고, 적게 만나고, 적게 말하는 습관을 들이라고 권하고 싶다. 우리가 사람답게 살아가려면 불필요한 사물에 대해서 자제와 억제의 질서가지켜져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나 자신의 가치를 결정짓는 것은 사회적인 지위나 명예 또는 얼마나 많은 재산을 갖고 있는가가 아니다. 나 자신의 영혼과 얼마나 일치되어 있는가에 의해 가치가 매겨진다. 따라서 내가하고 싶은 일에 열정적인 힘을 부여하는 것은 나 자신의 사람됨이다.”
동화작가 정채봉과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그와의 인연과 일화를 소개하기도 한다. 스님은 그가 출판사 직원으로 있을 때 처음 만났다고 한다. 한번은 스님이 쓴 글에 오자가 대여섯 군데나 있어 그에게 전화를 걸어 크게화를 낸 뒤 더 이상 원고를 보내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음날 예고도 없이그가 스님이 머물던 암자를 찾아왔다. 부랴부랴 밤차를 타고 사과하러 왔던 것이다. 스님은 당시 그의 모습을 ‘훈육주임 앞에 선 학생’ 같았다고 표현했다.
어느 이른 봄에는 내의를 보내왔다. 함께 동봉된 편지에는 이런 글이 있었다고 한다. “제가 첫 월급을 타던 날 누군가 곁에서, 어머님 내복을 사드리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저한테는 내의를 사드릴 어머님도, 할머님도계시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울음으로도 풀 수 없는 외로움이었습니다…스님의 생신에 무엇을 살까 생각하다가 내의를 사게 된 것은 언젠가 그 울음으로도 풀 수 없는 외로움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스님은 책의 제목을 ‘홀로 사는 즐거움’이라고 정하면서 혼자 사는 사람이 부쩍 많아진 요즘 세상에 딱 맞다고 생각했다. 스님은 이 말이 외떨어져 단순히 혼자 사는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그는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 존재할 수 없다. 홀로 있다는 것은 어디에도 물들지 않고 순수하며 자유롭고 부분이 아니라, 전체로서 당당하게 있음이다.”
중앙일보 : 홀로 있을 때 자신은 온전하다 - 2004/06/02 상세보기 ▼
출판사 서평
더욱 깊어진 사유의 언어와 한층 더 맑아진 영혼의 소리를 담아
5년 만에 펴내는 법정 스님의 신작 산문집!
이 책은 올해 초 ‘맑고 향기롭게’와 ‘길상사’의 회주직’에서 물러나 침묵의 수행을 선언한 법정 스님의 신작 산문집으로, 지난 2000년 초부터 한 달에 한 번씩 <맑고 향기롭게> 회지에 썼던 글들을 모은 산문집이다.
책 속에는 1999년에 발간된 <오두막 편지> 이후 스님의 생활과 생각들을 담겨 있다. 욕심과 집착을 버리고 자연 속에서 홀로 지내며 더욱 깊어진 사유의 언어와 한층 더 맑아진 영혼의 소리를 담아 5년 만에 펴내는 신작이다,
바닷가 거처로 잠시 옮겨갔을 때의 이야기, 모든 세속의 직함을 버릴 당시의 심경, 동화작가 정채봉과의 특별한 인연,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산속 오두막에서 생활하는 일상의 모습, 세계를 놀라게 했던 미국의 테러 사건을 비롯한 속세의 일들과 현대인들의 삶에 일침을 가하는 준엄한 말씀을 포함, 40편의 글이 담겨 있다.
몇 번을 읽어도 늘 새로운 울림을 주는 법정 스님의 글들은 쳇바퀴 돌아가듯 이 시대를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마음의 평안과 위로를 준다.
법정 스님의 ‘홀로 사는 즐거움’
허균이 엮은 <한정록-숨어 사는 즐거움>이 연상되는 이 책의 제목을 정하면서, 스님은 혼자 사는 사람이 부쩍 많아진 요즘 세상에 이 제목이 딱 맞는다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그러나 법정 스님이 말하는 홀로 있다는 말의 의미는 외떨어져 혼자 사는 단순한 의미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 홀로 있음의 진정한 의미를 이야기하면서 스님은 명상가 토마스 머튼의 말을 인용한다. 즉 ‘홀로 있을수록 함께 있다’는 가르침이다. 인간은 누군가와 같이 있을 때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 존재할 수 없다. 홀로 있다는 것은 어디에도 물들지 않고 순수하며 자유롭고, 부분이 아니라 전체로서 당당하게 있는 것이다. 결국 홀로 있다는 말은 개체의 사회성을 내포한다.
또한 인간은 본래 전체적인 존재임을 강조하며, 부분이 아닌 전체로서 존재할 때 그의 삶에도 생기와 탄력과 건강함이 생긴다고 알려준다. 결국 홀로 사는 즐거움도 여기에서 비롯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