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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 08-04-04

    연등꽃 피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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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봄비가 흩부리던 날이었습니다.

길상사 뜨락에 먼저 연등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마음 어여쁜 불자님들이 고운 손으로 전깃줄 늘어놓고 분홍, 노랑,연두빛의

연등들을 하나하나 피어낸 것입니다.


뜨락에 피어난 연등꽃들은 이내 바구니 차에 올라탑니다.

하늘 높이 날아오릅니다.

아마 저 순간에는 연등들도 살짝 어지러웠을 거예요. ㅋㅋ


하지만 다음 순간 흐뭇한 미소를 지었을 겁니다.

아직은 새잎이 나지 않은 가녀린 느티나무 가지들마다 저마다

자리를 잡고 폼을 잡을 수 있었으니까 말입니다.


나무 아래서는 조 가지로, 요 가지로, 아니 거기 말고~~~

생색의 연등들이 조화롭게 걸리도록 여기저기서 목청껏 소리를 칩니다.


봄비까지 오시는 날 바구니에 혼자 올라탄 우리의 관리장님은

아래에서 들려오는 소리들에 맞춰 전깃줄은 이리저리 움직이십니다.

저 높은 곳에서 비지땀 흘리고 있는 모습,

자알 보이십니까? 아자아자~~


그렇게 수고하신 덕에 길상사 느티나무들은 때아닌 연등꽃을 피울 수 있었답니다.

더불어 우리 관리장님꽃(?)도, 피웠다나 어쨌다나 하는 소식입니다.


수고들 많으셨습니다.

덕분에 올 부처님 오신 날도 많은 이들은 환한 연등불빛에 마음을 푹 빼앗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