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후원하기 나의후원

세상

    • 08-01-21

    구름포에서의 방제봉사 2

본문

 1월 19일 토요일, 시민이라고 지칭되는 42명이 새롭게 모임을 구성하고 태안 기름제거 현장 자원봉사를 다녀왔습니다. 그 시민들 모임의 이름은 ‘맑고 향기롭게’. 고속도로를 달리는 전세버스 안에서 낯 익은 얼굴들을 확인했었습니다. 밑반찬 봉사팀의 홍승혜 회원님, 전화말벗 봉사팀의 전은미 회원님, 서울노인복지센터 봉사팀의 박미호 회원님, 승가원 요가 봉사팀의 전호성, 전호용, 박준현 학생, 숲기행 프로그램 참여자이신 김성신 회원님, 2003년 주말농장 동참자이셨던 홍종선 회원님, 길상사 거사림의 김학서 회장님, 길상사 중고등법회 회장 이승수 학생. 그 외 일일이 호명해드리지는 못했지만, 작년 3월 주말 선수련회 참가자이셨던 이태영 거사님, 성북동 지역주민이신 김영복 거사님, 장애인단체 ‘부름의 전화’와 인연지어오신 정태호 거사님 등 ‘맑고 향기롭게’라는 상호 안에서 다시 그 시민들의 면면을 살필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충청도 태안군이 고맙기까지 합니다. 이제 태안은 재해지역이기보다는 더불어 함께 각자의 본래면목을 일깨우는 성지(聖地)라고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거사림 소속의 김병삼 거사님은 장인어른을 모시고 동참하셨고, 차경대 거사님은 아들과 함께, 최은영 학생은 어머니와 함께 2008년 1월 19일, 거룩한 일상을 일구어주셨습니다. 멀리 경기도 구리에 사시는 노혜숙 회원님도, 성남에 사시는 이혜진 회원님도 새벽 6시 한성대입구역을 출발하는 버스에 탑승하기 위해 스스로 아침을 열어주셨습니다. 우리에겐 6.25세대도 있고 4.19세대도 있고, 87년 6월항쟁세대도 있습니다. 97년에는 IMF 외환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온 겨레가 하나되었던 기억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시방 우리 민족의 자부심이 1988년 올림픽 세대에서 2002년 월드컵 세대를 지나 이번 태안 기름제거 자원봉사를 통해서 새로운 세대의 출현과 그 축제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 중입니다. 차비와 이동시간의 투입에 비해 짧은 봉사일정일 수밖에 없는 이 비효율을 우리는 위대한 시민들의 작은 실천으로서 스스로 선택한 것입니다. 아무도 대신할 수 없음을 알기 때문에, 우리 각자가 바로 이 시공의 주인공임을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용서와 화해로 파도가, 인파가 넘실거리고 있는 고장 충청도 태안. 그 귀퉁이 한 구석에서 우리는 아무 말없이 돌(道)을 닦고 있습니다. 맑고 향기롭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