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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 07-12-21

    어르신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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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수 어르신. 자제정사에서 오랫동안 자원봉사활동을 해 오시던 어르신이다.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매월 첫째주 자원봉사 일자만 되면 제일 먼저 출발 장소인 사당역에 나와계셨다. 지난 8월 나오셨을 때 얼굴이 부어보여 몸이 편찮으신가 했는데 그 이후로는 나오지를 않으신다. 안부가 궁금하지만 연락을 해 보고 싶어도 어르신께 연락할 방법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사는 곳과 연락할 전화번호가 없기 때문이다. 지원봉사 오실 때마다 연락처를 달라고 했지만 그 때마다 안 나오게 되면 못 나온다고 연락할테니 걱정말라며 한사코 연락처를 가르쳐 주지 않았다. 연말이 되고 벌써 몇 개월째 뵙지를 못하게 되니 마지막 뵐 때 얼굴이 떠올라 혹여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되고 뵙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 연세가 예순 아홉이던가? 늙으면 아홉 수는 늘 걱정이 되는 해라 하던데... 행여 아무런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안부를 알 길이 없으니 그저 가슴만 태우고 있다. 늘 밝은 미소로 자원봉사자들의 어머니 역활을 해 왔고 봉사하면서도 항상 신나는 노래를 부르며 활기찬 모습을 보여 주시려 했던 어르신이다. 나 또한 어르신의 기분을 맞추어 드리려 했었다. 2년 전 자제정사 자원봉사자의 날 행사 때 어르신과 함께 무대에 올라 노래 반주기에 맞춰 얼마나 신나게 춤을 추며 노래를 불렀는지 인기상도 탔었는데... 며칠 후면 정해년도 저문다. 아무쪼록 건강하시길 바라며, 무자년 새해에는 밝은 미소로 "나. 그동안 못 나와서 궁금했제."하며 반갑게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