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후원하기 나의후원

세상

    • 06-10-15

    10월 임진강 합수머리

본문

한강을 보았다. 한강을 처음 본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강이 이렇게 넓은줄은 몰랐다. 잠실과 여의도를 지나면서 뚝섬에서 보기도 했지만 새삼 그 넓이에 길이에 놀라운 감탄이 솟는다. 강을 중심으로 문명은 발전한다. 그 곳에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 있기 때문이다. 암사동에 가서도 한강줄기의 물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확인 못했는데 오늘 이렇게 길게 크게 보니 한강의 위대함이 나의 마음을 가득 채운다. 오늘은 동행이 있었다. 함께 독서수업을 하는 학생 세 명과 두 학생의 어머니가 함께 갔다. 세 명 중 두 명은 쌍둥이이다. 나는 아직도 둘을 찬찬히 보지 않고 언뜻 보면 구분이 안된다. 선생님과 함께 숲기행에 가겠다고 나선 세 명의 학생에게 정말 고맙고 함께 해주신 학생 어머니께 감사의 마음이다. 그리고 또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을 보여줄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감기로 처음부터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한 학생이 그래도 뒤에 사람이 있다며 용기를 준다. 참 대견한 제자다. 설명을 열심히 들어야 하는 입장이기에 좋은 설명을 못했는데 학생 어머니께서 이야기를 다정다감하게 해주셔서 보기도 좋고 감사의 마음이 들고 존경심이 생겼다. 오늘 본 자연은 비가 오지 않아서 잎들이 돌돌 말리거나 삭아가는 모습이었다. 땅은 먼지를 일으키며 목마름을 표현하였다. 선생님께서 나무는 물을 먹을 만큼만 보유하고 녹색댐에 저장한다고 하셔서 자연의 순리를 다시 발견하게 된다. 적당하게 필요한 만큼 소유하는 삶이 무소유한 삶이 아닐까 생각하였다. 돌은 역암층이라 하였고 화산에 의해 마그마들로 이루어져서 그런지 색이 붉은 색이었다. 또 러시아사람이 발견했다는 서어 나무는 서울의 높은 분처럼 귀한 나무라고 한다. 극상림을 이루는 조건은 작은 나무들이 큰 나무 아래 있어서 숲을 이루어야 하는데 서어나무는 그렇게 해를 가리지 않아 작은 나무들이 잘 자라게 해준다고 한다. 소나무는 서서히 온난한 기후에서는 퇴장하게 된다고 하시는데 아쉽지만 그것이 생태라면 받아들여야 한다고 하셔서 마음이 조금 서운했다. 그래도 받아들여야한다고 생각을 하였다. 피톤치드가 있어서 산에 다니면 건강해진다고 하시니 오늘 하루가 정말 피로하지 않다.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오늘은 감기로 열심히 메모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임진강이 바다와 만나게 되는 것과 문수산의 물들어 가는 풍경이 아름다워서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특히 학생들이 오래 기억하는 하루가 되었음 좋겠다. 힘들었지만 잘 걸어준 학생들이 정말 대견하다. 황희정승하면 올바른 판결을 내린 분으로 기억한다. 청백리로서 마지막까지 훌륭한 신하였으며 깨끗한 삶을 사신 분으로 마음으로 존경하던 분이 마지막 생을 마감한 장소를 가보니 감동적이었다. 그 분이 계신 곳은 정말 아름답고 조용하며 확 트인 세상을 관조할 만한 곳이었다. 그곳에 산다면 누구나 자연의 순리를 몸에 담아 청정하게 살 것같다는 생각이다. 북한을 보았다. 가까이 있는 내 조국 북한이다. 북한이 아주 위험한 실험을 했는지 알 수 없지만 제발 북한이 그런 생각을 하지 않도록 전쟁과 욕심을 내지 않는 마음을 자연을 통해 깨닫고 평상심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제발... 철새들이 앉아 있고 날아간다. 곤줄박이의 삐이삐~소리도 들을 수 있는 하루 그리고 곤충의 눈으로 자연을 보았을 때의 새로운 느낌... 노란 곡식이 익어가는 황금물결의 논을 보는 평화로운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오늘이 나는 정말 행복하다. 선물을 잊지않고 챙겨주신 김자경 실장님 윤라 간사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따뜻한 배려를 해주신 어르신들 감사드립니다. 벗이 되어주시고 이야기 나누기도하고 얼굴만 뵌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함께한 친구들과 학생어머니께 마음모아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