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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05-01

    [법보신문] ‘불교미술 현대화’ 화두가 빚은 사리 같이 영롱한 미술세계 - 2015.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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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미술 현대화’ 화두가 빚은 사리 같이 영롱한 미술세계


기자명 남수연 기자 
 입력 2015.06.19 16:26 수정 2015.06.22 12:19  댓글 0
 

정년퇴임 조선대 고현 교수, 26일까지 고별전

‘불교미술 현대화’를 일생의 화두로 삼아 예술세계를 구축해 온 고현 조선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가 오는 8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고별전을 개최한다. 6월26일까지 조선대 미술관(미술대학 3층)에서 열리는 정년퇴임 고별전에서는 40여 년 동안 작업해온 대표작 40여 점이 선보인다.
불교회화를 전통의 영역에서 끌어올려 현대화와 대중화의 길로 이끈 고현 교수 평생의 발자취를 작품으로 만나볼 수 있다. 그의 역작들은 형태와 색채 모두 전통적 불화와는 다른 파격적인 면을 보이고 있지만 그 속에는 전통적인 불교 특유의 정서와 사상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1976년 홍콩서 열린 제9회 국제패키지 비엔날레에서 ‘76 Asia Star’상을 받은 고현 교수는 20대 후반부터 그래픽 디자인과 불교를 접목하기 시작했다. 1982년 제작한 ‘부처님 오신 날 봉축 기념카드’ 10만 장이 보름 만에 팔리는 신기록을 달성했으며 달력, 포스터, 연하장, 행사광고물 등 불교 포교용품에 일대 디자인 혁신을 불러오기도 했다.

고현 교수는 특히 기존의 일러스트 작품과는 달리 회화적 세계로 예술성을 가미한 작품을 추구했다. 그것은 전통적인 오방색에서 벗어나 강렬하고 화려한 현대적 감각의 색채를 통해 동 시대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했던 작품들을 통해 표현됐다. 1988년부터 10여 년 간에 걸쳐 이러한 감각적인 색채를 구사해 온 고현 교수는 동시에 죽비, 염주, 경전, 산사, 연꽃 등의 친근한 소재를 적극 이용하기도 했다. 특히 동양적 정서를 표현하는 여백의 화면 공간에 이러한 불교적 소재들을 형상화한 고현 교수의 작품은 수행자의 청정한 정신세계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며 90년대 불교 디자인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견인차가 됐다.

2000년대 이후에는 이전에 사용했던 다채로운 색채 대신 단순하고 절제된 색채나 백색으로 마무리하고 의도적으로 여백과 공간을 더욱 넓히고 했다. 이러한 시도는 불교의 침묵과 적요를 상징해 더욱 깊어진 작품세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고현 교수는 대전 연화사와 광주 선덕사의 포교당 탱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특히 5년 간 작업한 경기도 화성 자제정사의 ‘법화연해도’는 가로 42m, 세로 2m로 국내애서 가장 큰 작품으로 손꼽힌다.
 
1981년 봄 법정 스님과 불일암에서 맺은 인연을 통해 ‘맑고향기롭게’ 연꽃스티커(캐릭터)를 도안하기도 했던 고현 교수는 현재 맑고향기롭게 광주모임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서울 길상사에서 법정 스님 5주기 추모 전시 ‘불일암 추억’전을 개최했다. 또 법정 스님과의 오랜 인연을 회고한 에세이 ‘무소유를 추억하다’를 출간하기도 했다.

김승환 미술평론가(조선대 교수)는 “고현 교수의 작품은 때론 소재와 색채의 표현에서 전통적 불화와는 완전히 달라 충격을 주었지만 전통적인 불교 특유의 정서와 사상을 담아내는 자신만의 효과적 방법을 통해 감상자의 마음을 정화시키는 힘을 지닌 종교화의 위상을 잃지 않았다”라며 “그는 다양한 매체와 소재, 창의적이고 현대적인 조형언어를 통해 불교미술이 동시대인과 소통할 수 있는 길을 활짝 열었다”라고 평했다.

한편, 6월22일 열린 고별전 개막행사에서는 정년퇴임준비위원회(위원장 나상호)에서 펴낸 ‘불교미술 현대화 40년’과 ‘불교디자인 개척화 40년’ 출판기념회가 함께 열렸다. 책에는 고현 교수의 불교미술 작품과 불교디자인 작품들이 수록됐다. 062)230-7732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299호 / 2015년 6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출처 : 법보신문(http://www.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