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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 06-03-03

    길상사 8주년 기념법회 - 12월 11일

본문

"부자가 되려하지 말고 베푸는 사람 되십시오" 법정스님 법문



[조선일보 김한수, 이명원 기자]


“모두가 부자 되기를 바랍니다. 진정한 부자는 어떤 사람입니까? 덕을 닦으며 이웃에게 베풀며 사는 사람입니다. 단순한 부자보다는 잘 사는 사람이 되시길 바랍니다.”


강원도 산골 오두막에 사는 법정(法頂) 스님이 세밑 도시 사람들에게 ‘베푸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1일 오전 서울 성북동 길상사(주지 덕조 스님)에서 열린 길상사 창건 8주년 기념법회에서다.


법정 스님은 “흔히 세월이 간다, 온다고 이야기하지만, 가고 오는 것은 세월이 아니라 사람과 사물과 현상일 뿐”이라며 “불교의 무상(無常)이란 그 속에 사는 우리 인간이 한결같지 못하고 변하기 때문에 덧없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스님은 “가난이 결코 미덕이 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가진 것의 양만큼 행복한 것도 아니다”며 나눌 줄 아는 ‘정신적 부(富)’를 강조했다. 그는 “물질은 인연에 의해 잠시 내게 맡긴 것으로 바르게 관리하면 연장되지만 흥청망청 쓰면 곧 회수당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졸부들의 경우처럼, 정당한 노력 없이 갑자기 재물을 얻는 것은 “작은 컵에 큰 동이의 물을 붓는 것과 같다”고 경계했다. “세상에 공것은 없습니다. 돈은 혼자 오지 않고, 반드시 어두운 그림자가 따라옵니다. 횡재를 만날 땐 횡액을 조심해야 합니다.”


법정 스님은 “하루하루 먹은 마음과 행동이 차곡차곡 쌓여 이 다음의 나를 형성한다”며 “이를 불교에서는 ‘업(業)’이라 한다”고 말했다. 올바른 마음과 행동뿐 아니라, 재물 역시 어려운 이웃과 나눌 때 그 순간을 제대로 사는 사람이라는 것.


스님은 “최근 ‘길상사는 부자 절’이란 말을 듣고 착잡했다”며 “더욱 어려운 이웃을 보살피고, 청정하게 수행하고 교화할 때 이름 그대로 길상(吉祥)스러운 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회에 참석한 신도들에게는 “부자 부럽지 않게 잘 사십시오”라고 인사했다.


"부자가 되기보단 잘 사는 사람이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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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스님 길상사 창건 8주년 법회서 법문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복권에 당첨돼 갑작스럽게 부자가 된다고 해서 행복해질까요. 행복은 내 마음에서 향기처럼 우러나오는 것입니다."


길상사 전 회주 법정(法頂ㆍ73) 스님이 11일 서울 성북구 성북2동 길상사 극락전에서 열린 창건 8주년 기념법회에서 세밑을 사는 사람들에게 '잘 사는 것의 의미'에 대해 법문했다.


"연말로 접어들면서 올해를 어떻게 살았는지 되돌아보게 된다"며 법문을 시작한 스님은 "어느 선방에 '생사사대 무상신속(生死事大 無常迅速)'라는 글귀가 붙어있는데, 이는 '삶과 죽음이 가장 큰 일이고, 덧없는 세월은 빨리 지나가버린다'라는 뜻"이라며 "이런 상황 속에서는 사는 우리는 순간 순간 후회 없이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나아가 갑작스러운 부(富)가 가져오는 불행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하루 아침 몇 십억짜리 복권에 당첨된 사람이 있다면 당사자는 그날부터 불행하게 돼 있습니다. 그는 사회적 관계로부터 단절됩니다. 가까운 친척들로부터도 멀어집니다. '횡재를 만나면 반드시 횡액(橫厄)을 당한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스님은 "부자라고 해서 늘 부자가 아니고, 지금 가난하다고 해서 나중에도 반드시 가난한 것만은 아니다"라며 "어려운 이웃과 나눠가질 수 있는 사람이 잘 사는 사람이고, 바로 부자"라고 설했다.


스님은 이어 "살 만큼 살다가 이 세상을 떠나면 무엇이 남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집과 재산 등은 내 것이 아니며, 자신이 지은 업만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고 말했다.


"어느날 택시를 탔는데 길상사 가자고 하니까 기사로부터 '아! 그 부자 절이요'라는 말을 들었다"는 스님은 "8년 전 길상사를 세울 때 가난한 절로 만들고 싶었다"면서 "어려운 이웃을 잘 보살피고 나눠가질 때, 믿고 의지하는 사람이 많을 때 그때 비로소 이름 그대로 길상스러운 절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스님은 "부자가 되기보다는 잘 사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라는 화두를 법회에 모인 대중에게 던지며 법문을 마쳤다.


길상사는 시인 백석의 연인이자 최고급 요정 `대원각' 운영자였던 김영한(여ㆍ작고) 씨로부터 기증받은 서울 성북동 7천여 평의 대원각 부지 위에 세워진 것으로, 1997년 12월14일 개원 법회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