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정암에 다녀왔습니다. 지각하거나 불참하시는 분들 없이 오전 6시에 강원도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휴게소에 들러 마련해 둔 오이와 생수 등을 나눠드리고 따끈한 국과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는데 약하게나마 빗줄기가 떨어져 살짝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날은 점점 맑아져 아주 편하게 산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작년에 무너진 다리가 완벽히 복구가 되어 올해는 백담사까지 셔틀버스를 타고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백담사와 영시암을 거쳐 물가에 자리를 잡고 점심도 먹고 발도 담그고 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산을 올랐습니다. 올해는 특히 덥거나 햇볕이 쨍쨍하지도 않은 시원한 날씨가 계속 되어서 몸도 마음도 아주 편안한 산행이 된 것 같습니다. 물에 발도 담그고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도 구경하며 산을 오르니 어느새 봉정암 초입까지 당도하게 되었습니다. 들어서자마자 공양시간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방송이 나와 어깨의 무거운 짐도 잊은 채 줄부터 먼저 서서 밥을 먹었지요. 전과 다름없이 미역국에 만 밥과 오이무침 몇 개가 전부였지만 지쳐있던 사람들의 큰 행복이 될 수 밖에 없는 꿀맛이었습니다^^
간단히 짐을 정리하고 씻고 나니 7시 예불이 시작되어 모두 법당으로 향해 부처님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뜨거운 기도 열기는 밤 늦도록 계속 되어 아주 만족스러운 걸음이 되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새벽 일출을 보기 위해 모인 대청봉 팀이 4시에 길을 나섰고 6시부터 시작된 아침 공양을 하고 짐을 모두 꾸린 나머지 일행이 소청을 거쳐 중청에서 대청봉 팀과 조우를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원하는 대로 오색약수, 한계령 코스로 나누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지체된 탓에 한계령으로 떠났던 분들이 오랜 시간 기다리시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웃음 잃지 않고 올해도 즐거웠노라 말씀들 해 주셔서 마지막까지 기운이 났습니다.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도로가 막히지 않아 오후 7시 정도에 출발 장소였던 대구은행 본점 앞에 당도했습니다. 작년처럼 같이 식사를 하기에는 여의치않았던 상황이 못내 아쉬웠지만 다음을 또 기약하며 집으로 향했습니다. 편안한 여정, 만족스러운 기도처 순례가 되었길 바라며 함께 해 주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