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43년 9월 22일 239호
법정스님‘무소유’80만부 판매
- 청소년 읽기쉽게 개정판 나와 -
- 사회 혼란할때 더 잘팔리는 책 -
◇무소유의 의미를 감동깊게 노래한 법정스님의 대표작 <무소유>가 새롭게 출간됐다.
“아무리 무소유를 말해도 이 책만큼은 소유하고 싶다.” “나무 한그루 베어 내어 아깝지 않은 책이다.” 김수환 추기경과 윤구병 변산공동체 대표는 법정스님의 수필집 <무소유>(범우사 刊)를 이렇게 평했다.
독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책으로 단연 <무소유>를 빼놓을 수 없다. 76년 4월 처음 출간된 후 지금까지 이 책을 소유한 독자는 약 80만명. 문고본으로 초반 16쇄, 2판 63쇄를 찍을 정도다. 우리나라 성인들은 한번씩 읽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특히 이 책은 정치적·사회적으로 ‘돈’ 문제가 불거져 나올 때 더 잘 팔리는 책으로 정평이 나 있다.
윤형두 범우사 대표는 “꾸준히 판매되고 있지만 경제가 어렵거나 금전과 관련된 사회 문제가 대두될 때 독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며 “빈부의 격차가 없어지고 부처님께서 염원하는 정토사회가 이뤄질 때 이 책은 사문화 될 것이다”고 말했다.
문고본<무소유>(값 2천원)가 최근 4×6배 변형판으로 새롭게 출간됐다.
개정판이 나오게 된 것은 청소년들에 대한 법정스님의 남다른 애정이 큰 몫을 했다. 기존 문고본은 한자와 사어(死語), 편집 등이 요즘 신세대들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법정스님은 강원도 산골에서 내려와 6개월동안 성북동 길상사에 머물면서 어렵고 잘 쓰이지 않는 한문과 구문을 쉬운 한글로 직접 풀어 썼다. 손바닥만한 문고본에 글만 다닥다닥 실은 기존 판과 달리, 각 편이 끝날 때마다 여백을 두고 이철수의 판화를 표지 삽화로 실었다.
개정판이 나오게 된 또다른 이유는 기존 문고본이 법보시용으로 부적합했기 때문이다.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책의 모양새를 좀더 화려하게 해 법보시용으로 품위있게 했다. 그러나 기본 내용은 ‘복원 불국사’ ‘무소유’ 등 모두 35편으로 문고본 그대로 실어 법정스님의 청빈한 무소유의 삶에 대한 진한 감동은 변함없이 느낄 수 있다.
<무소유>는 하룻밤에 다 읽는 책은 아니다. 하루에 한편, 아니면 이틀에 한편씩 읽도록 꾸며졌다. 특히 문고본이 계속 연결된 편집이었다면 개정판은 한편의 끝에 여백을 주어 한편을 읽고 감상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꾸며졌다.
개정판을 손에 쥔 김상기씨는 “욕심과 집착을 버리고 홀가분하게 살라는 순수하고 철저한 스님의 정신을 되새기고 싶어 구입했다”고 흐뭇해 했다.
한편 도서출판 범우사는 <무소유> 초판본 소장자에게 개정판을 무료로 증정하고 있다. 값 6천원.
김중근 기자(gamja@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