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경전 번역-어린이 책 5권 출간
경전의 바다에서 길어 올린 진리들
법정 스님의 책이 한꺼번에 다섯 권이나 출판돼 법정 스님 마니아들이 전에 없이 분주하게 됐다. 여기서 두 권은 어린이들을 위한 책이며 두 권은 화엄경을 소재로 하였고 나머지 한 권은 대장경 가운데 재미있고 교훈적인 이야기들을 선택하여 옮긴 것이다.
『화엄경』은 광대하고 무한한 구성과 규모를 지닌 화엄경을 번역한 책이다. 80권 39품이나 되는 화엄경 가운데 화엄사상의 핵심이 될 만한 내용을 스님은 '나름대로 털어낼대로 털어내고 알짜로만 가려 뽑아서'(스님은 이런 표현이 용납 될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했다) 2백자 원고지 2천장 분량의 책으로 완성해냈다.
보살문명품과 정행품, 십행품, 십회향품, 십지품, 여래출현품, 이세간품이 중점적으로 번역되어 있다. 보살의 존재와 그 원과 행의 지극함에 불교의 참모습은 어디에 있는가를 절실하게 느낄 수 있는 책으로 선지식을 찾아서 그 가르침을 듣고자 천하를 헤매면서 갖은 어려움을 이겨내는, 법을 위해 몸을 내던지는 간절한 구도정신이 우리들 자신의 안일하고 나태한 정신을 경책한다.
『스승을 찾아서』는 화엄경 입법계품만을 따로 떼어 한 권의 책으로 꾸민 것이다. 입법계품은 잘 알려진대로 선재동자가 53 선지식을 찾아서 선지식을 만날때마다 새로운 눈을 뜬다는 구도행각을 다룬 것으로 스님은 '선재동자의 구도 행각이야말로 오늘날 우리들이 추구해야 할 삶의 지표이자 최고의 가치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 이 책을 구상하게 되었다고.
『법정 스님이 들려주는 참 맑은 이야기』와 『… 참 좋은 이야기』는 스님이 이전에 발표한 수많은 글들 가운데 어린이가 읽어도 좋을 만한 내용만을 가려 뽑아서 엮은 책이다. '내일의 주인공들이 사랑과 평화와 나눔의 정신으로 이웃과 더불어 하염없이 선하고 아름답게 살았으면 참으로 좋겠다'는 스님의 마음이 읽힌다.
마지막 『인연 이야기』는 대장경 가운데 본연부에 소속된 경전들, 즉 신화와 전설이 뒤섞인 옛날이야기가 결집된 경전의 갖은 내용 가운데에 대중적인 친밀감과 교훈적 성격이 강한 43가지 이야기들를 골라 수록한 책이다. 비슷비슷한 주제와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읽는 이의 지루함을 덜어주기 위해서 이야기마다 객담('주석을 가장한 군소리, 이른바 평석'-법정 스님)을 넣은데서 법정 스님 특유의 무심을 가장한 위트가 엿보인다.
모두 동쪽나라에서 출간.
김민경 기자
<2003. 1. 8 / 6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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