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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 10-03-08

    맑고 아름다운 향기를 자아내는 참선의 길 - 선수련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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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아름다운 향기를 자아내는 참선의 길…

길상사 템플스테이 ‘선 수련회’

2010년 02월 25일 (목) 15:43:31 류아연 기자  znhapiler@hanmail.net

길상사는 언제나 맑고 향기로움이 가득한 도량으로 성북구 성북동에서도 깊숙하게 자리 잡은 사찰이다. 도시에 있는 사찰이긴 하지만 조용하고 한적해 도심과 분리된 공간이란 느낌이 강하게 드는 사찰이다.


길상사의 법정스님이 원래 음식점이었던 ‘대원각’을 ‘대법사’로 바꾸면서 청정한 불도량의 첫 걸음을 내딛기 시작한 길상사는 일반인도 참선은 물론 음악을 통한 명상 등 개인적으로 정진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자유롭게 드나들며 이용할 수 있다.


열린 공간에서 만나는 길상사 템플스테이는 ‘맑고 향기로운 세상 만들기’를 불사로 여기며, 세상을 바꾸기 전에 스스로 맑고 아름다운 향기를 자아내는 길을 안내한다. 깨닫지 못한 자신의 향기가 남에게 맑고 아름답게 느껴지도록 하는 수행의 길을 떠나보자.


#누구나 참선할 수 있는 열린 공간


길상사는 1995년 ‘대법사’로 등록을 한 후, 1997년 ‘길상사’로 이름을 바꾸어 맑고 향기로운 근본도량으로 거듭난 사찰이다. 길상사의 법정스님이 음식점이었던 곳을 사찰로 바꿔 지금의 길상사로 이름을 알리게 되어 더욱 특별한 사찰이기도 하다.


길상사에서는 템플스테이 과정으로 ‘맑고 향기롭게, 선 수련회’를 연다. 독특한 점은 한 달에 두 번 템플스테이가 열리는 과정이 신참반과 구참반으로 나누어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신참반은 템플스테이가 처음이고 불교문화에 생소한 참가자들을 위한 템플스테이 과정이고, 구참반은 불교에 몸을 담근 참가자나 불교문화에 익숙한 참가자들을 위한 템플스테이 과정이다. 신참반은 주로 불교체험과 좌선으로 이뤄지며, 구참반은 좌선 위주로 이뤄진다. 그렇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템플스테이에 참여할 때 자신이 어떤 과정을 체험해야 자신에게 더 맞을지 신중하게 고민을 한 다음에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길상사에는 템플스테이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정진할 수 있는 공간을 일반인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바로 ‘침묵의 집’이라는 공간이다. 공간의 이름이 알려 주듯이 조용히 침묵하며 명상을 하는 곳으로, 음악을 들어도 나무랄 사람이 없어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자신의 방식대로 자유로운 참선이 가능하다.


‘길상선원’ 역시 일반인들을 위한 상설 시민선방으로 ‘침묵의 집’과 다른 점은 참선 경력이 있는 불자들에 한하여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하지만 사용할 수 자격이 참선 경력 외에도 까다롭다. 길상사의 선수련회를 3회 이상 참여하거나 타 사찰 템플스테이를 참여한 뒤 길상사 선수련회를 참여하는 사람 등에 한하여 ‘길상선원’에서 참선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또 반드시 한 달 중 5일 이상은 출석해야 하며 매 정시에서 10분 사이에만 출입할 수 있다. 이는 ‘길상선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진지한 불자의 마음으로 좀 더 경건한 마음을 가지고 책임감 있게 참선할 수 있도록 하는 규칙을 마련한 것이다.


이외에도 수행원으로 ‘나무그늘’과 ‘유마선방’이 있는데 ‘나무그늘’은 나무 아래 놓여 있는 작은 선방으로 좌선을 위한 작은 평상이 갖춰서 있어, 소박하고 정돈된 마음으로 참선을 할 수 있다. ‘유마선방’은 스님들과 사중에서 일하는 불자들의 정진처소이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공간이 제공된다 하더라도 개인적으로 참선을 할 때는 장소가 문제가 아니라 마음과 자세, 화두, 호흡이 중요할 때가 있다. 이런 어려운 고충은 길상사의 스님과 상담을 받으면, 혼자서 하는 수행이라도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얻게 된다.


#자신의 번뇌와 마주하는 시간


길상사의 ‘선 수련회’ 프로그램 중 특히 눈여겨 볼 프로그램은 좌선의 강의 다음으로 연결되는 촛불명상이다. 참가자들은 촛불명상 전에 넓은 법당에서 좌선의 강의를 들으며 ‘선 수련회’를 하면서 지켜야 할 사찰 예절과 마음가짐, 명상의 방법 등을 듣는다.


특히 사찰예절 중, 참가자들이 주의 하지 않으면 실수 할 수 있는 예절이 있는데, 이는 법당예절이다. 법당을 출입 할 때는 부처님 정면인 가운데 문으로 출입하면 안 되며, 양 옆의 문으로 출입해야 한다. 법당예절은 어느 사찰에 가더라도 일반인들이 꼭 지켜야 할 사항이기도 하다.


또한 참가자들은 ‘선 수련회’ 중에 항상 발꿈치를 들고 소리가 나지 않게 걸어 다니도록 주의를 받는다. 다른 참가자들이나 일반인들이 참선을 하거나 경을 읽을 때 가능한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기본예절이기 때문이다. 초나 향은 먼저 꽂혀 있는 것이 있으면 그대로 두고 자신이 가져온 것은 불단 위에 올려놓으면 된다.


이러한 사찰예절과 함께 경건한 마음가짐에 대한 가르침을 받은 뒤, 참가자들은 촛불명상 이라는 프로그램을 체험한다. 촛불명상은 다른 사찰의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프로그램으로 참가자들에게 자신의 깊은 내면과 만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한다.


촛불명상이 진행 될 때에는 법당 안의 대부분의 조명을 끄며, 참가자들은 눈을 감고 스님의 말을 경청한다. 참가자들은 함께 있으면서도 혼자 있는 것 같은 시간을 체험 하면서 개개인의 고통스런 마음과 욕심의 마음, 번뇌하는 마음과 마주보게 된다.


초는 참가자들이 각자 하나씩 갖고서 불을 붙이는데, 스님이 직접 참가자 한명에게 촛불의 불을 붙여주면 그 불이 참가자 전체로 퍼지게 된다. 불을 붙여주는 과정에서 각자의 고민스러운 마음을 안고 ‘선 수련회’에 참여한 참가자들은 동질감을 갖고서 서로의 마음을 조용히 마주본다. 촛불을 다 밝힌 후, 참가자들은 ‘합장’이라는 이름의 것처럼 두 손을 모아 마주해 마음을 모은다. 나아가 나와 남이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진리를 몸소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길상사의 ‘선 수련회’ 프로그램은 이외에도 공양, 예불, 108배, 다도, 선체조 체험 등이 마련되어 있어, 참가자들은 알차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길상사의 템플스테이 ‘선 수련회’는 참가자들의 수행의 향기가 길상사 안에서만 맴도는 것이 아니라 템플스테이가 끝나더라도 참가자들의 맑고 아름다운 향기가 세상 밖으로 퍼져나가길 염원한다. 오늘도 길상사가 자아내는 수행의 향기는 대중들의 정진 수행공간인 길상선원과 침묵의 집, 그리고 ‘선 수련회’ 참가자들의 참선의 마음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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