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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 09-07-24

    오늘 강의 나갔다가 겪은 가슴 아픈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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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파주시 육군 모 부대에 환경교육 강의를 갔었습니다.


오는 길에


도로변에서 떠돌이 개 두마리가 어린 고라니 한마리를 잡아놓고


막.... 식사를 하려고 합니다.


아직 고라니의 숨이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두마리 떠돌이 개를 쫓아놓고 고라니를 살펴보니 살 가망이 없어보입니다.


그래도 수원시에 있는 야생동물보호협회에 연락했더니


파주에는 회원이 없다고 파주시청으로 연락하랍니다.


파주시청 환경보호과에 연락 해놓고 기다렸습니다.


누가 올건지 연락이 없데요.


올 사람을 기다리며 고라니를 살피고 있는데....


고라니가 울었습니다.


아주 작은 소리로 세번을 울었습니다.




제가 발로 땅을 굴르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힘내~~ 힘내~~


그런데 결국...


제가 고라니를 발견한지 30여분만에 숨을 거두었습니다.


어린 고라니가 그 맑은 눈을 감지도 못하고 숨을 거두었습니다.


눈물이 울컥합니다.


파주시에 사체 처리를 부탁하고 집으로 오는 중에 전화가 왔습니다.


파주시 독수리협회라 합니다.


파주시는 야생동물보호협회가 없고,


독수리협회에서 야생동물보호, 구조 활동을 한다고 합니다.


늦었다고, 숨을 거두었다고 했더니.... 그 장소가 어디냐고 물어옵니다.


장소를 알려주고, 왜 그러느냐고 했더니...


처리가 늦어 죽은 야생동물을 수거해서 보호하고 있는 독수리 밥을 준답니다.


순간... 독수리 밥을 위해 일부러 늦게 연락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마구 들었습니다.


확인할 수 없으니.... 괜히 억울해집니다.


그래도...


고라니는 다른 생명에게 몸을 맞기고 죽었습니다.


다른 생명이 살아갈 수 있도록 몸을 희생했으니 아마도 좋은 곳으로 갔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직도 어린 고라니의 맑은 눈이 제 눈에 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