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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 08-07-05

    서울광장에서의 108배와 광고판

본문

겨우 절할 정도의 깔개에 엎드리느라 온 몸을

동그랗게 모아 108배를 했습니다.


일배 일배, 이 절을 왜 하는지 사회자 진명스님께서 낭독하는

참회의 말씀에 귀기울이면서 했습니다.


사실, 그렇게 108배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눈 앞에 불상이 보이기는 커녕

휘황한 불빛의 광고판이 머리 위에서 여보란듯이

뇌쇄적인 표정의 여인네가, 남정네가 등장하다가

춤추고 노래하는 무리들이 튀어나오고

빙그레 웃음짓는 지구가 보이기도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딘들 절 아닌 곳이 없고

누구든 부처님 아닌 분이 없다고 하니


여기, 이곳에서 절하는 뜻을 새기는 일이 우선임을

거듭거듭 가슴으로 되뇌였습니다.


시청, 서울광장에서 연꽃 촛불 앞에 놓고 올린

108배, 참 서글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