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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 07-07-18

    차량을 소지한 자원봉사자를 모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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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모임 맑고 향기롭게는 이번 7월에 들어 결식이웃 후원사업 대상자에 대한 실태조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김치 등 밑반찬을 만들어 동사무소를 통해 전달만 해드렸던 250여 가구의 대상자들을 직접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고 있는 중입니다.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지 각 가정을 방문해 확인하고, 후원 사업에 대한 개선점 및 보완사항을 여쭙고 있습니다. 각 동사무소에 계신 사회복지사 선생님들께 협조를 구하고, 우선 1차로 조사 작업에 착수한 지역이 장위 1동, 장위 2동, 월곡 1동입니다. 결식이웃 후원 대상자들은 대부분이 기초생활보장수급권자로 일부의 차상위 계층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대상자들은 여러 가슴 아픈 사연을 품은 채 어려운 현실에 처해 계셨지만, 희망을 놓고 계신 분들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현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절망보다는 희망을 더불어 나누고 계신 분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집의 현관문을 들어서면 집안에 가득한 상심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대상자도 있었습니다. 상심(傷心). 장위 1동에 살고 계신 ○○○ 할머니(64세)의 집에서 마주한 것은 2층, 3층으로 누적된 상심 말고는 다른 것이 아니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인 손녀가 함께 살고 있었지만 집안에 가득한 슬픔과 걱정은 역력하기만 하였습니다. 손녀의 아버지인 장남은 8년 전 이혼을 하고, 채무에 시달리는 생활을 하다 집을 나간 후 현재 연락이 두절된 상황입니다. 할머니에게는 남편이 있었고, 2남1녀의 자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7년 전 인근 월곡동에서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린 뒤 관계가 단절되었고, 하나 있던 딸은 이미 13년 전에 사망하였습니다. 미혼인 둘째 아들(31세)이 건축 현장에서 일을 하며 할머니와, 그리고 어린 조카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할머니와 면담을 나누는 동안 그 둘째 아들이 동석해 있었습니다. 눈이 빨갛게 상기된 채 아직 술기운이 가시지 않고 있었습니다. 어젯밤도 아들은 답답한 가슴을 아마도 술로 달랬던 모양입니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였던 할머니에게 악재가 겹쳤던 때는 바로 두 달 전입니다. 공사판 막일도 마다하지 않으며 굳건하게 생활을 일구던 할머니는 40년 된 당뇨에다 만성신부전 환자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두 달 전 어느 날 아침, 자리에서 일어나다 그만 뒤로 넘어졌는데 그대로 허리가 부러지는 사단이 나고 말았습니다. 때문에 둘째 아들이 직장을 그만 두고 어머니를 간호하게 되었고, 친구들에게 빌렸던 수술비 120만원을 독촉받으면서 요며칠 아들의 속은 더욱 상처로 얼룩지고 있었습니다. 120만원은 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의료급여 1종 혜택을 받기 때문에 그나마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었습니다. 거동이 불편해 방바닥을 짚은 상태로 면담에 임하셨던 할머니와 그의 아들에게 지난 두 달은 참으로 악몽임에 틀림없었지만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인 현실이었습니다. 허리가 완치될 지는 올해 10월까지 앞으로도 4개월을 더 지켜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난 두 달 사이 얼굴이 두 배만하게 부어오른 할머니는 성바오로 병원에서 1주일에 3번씩 혈액투석을 받고 계십니다. 혈액투석을 받는 날은 새벽에 병원으로 향하는데, 1번 다녀올 때마다 2만원의 택시비용이 든다고 하십니다. 장애인 택시는 연락을 취해도 그쪽에서 거부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반 택시를 이용하는데, 없는 살림에 적지 않은 부담을 호소하고 계셨습니다. 할머니와 그 아들이 동시에 입을 맞춰서 마음을 내주실 자원봉사자를 간절히 원하고 계셨습니다. 할머니와의 면담을 마치고 관할 장위 1동 사무소에 지원 요청을 취해 놓았지만, 관내에서 과연 차량을 소지한 자원봉사자가 확보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입니다. 혹, 시민모임 맑고 향기롭게 회원님들 중에 도움을 보태줄 분이 계실지 함께 절망을, 아니 함께 희망을 나눠봅니다. 월세 10만으로 한 가정을 구성하고 있는 이 3세대가 부디 현재의 힘든 시절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합니다. 전화: 02-741-4696, 4697 담당: 나눔2팀 황순재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