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7시, 삼선교에서 5명, 선릉역에서 4명이 출발했습니다. 영동고속도로로 접어들면서 곳곳에 수해의 흔적들이 보였습니다. 먼저 월정사 재해대책본부에 들려 챙겨간 의약품 100가구분을 전달하고 맑고 향기롭게 자원활동자 9명에게 할당된 수해 현장으로 갔습니다. 참가 회원은 곽미자, 정복주, 문순자, 홍상택, 김옥희, 이장환, 이옥순님과 이수진, 김자경 간사였습니다. 바로 여기, 평창군 진부면 하진부6리의 한 가옥입니다. 좁은 골목은 온통 진흙이 물과 뒤섞여 흥건해 무릎께까지 푹푹 빠지고 길 양쪽 작은 집들 역시 온통 뻘에 뒤덮여 있었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솔직하게 눈앞에 펼쳐진 상황이 너무 처참해 잠시 할 말을 잃었습니다. 뻘 퍼내기에 너, 나가 있을 수 없습니다. 원주 구룡사에서 오신 신도분들과 군인, 월정사 분들, 그리고 맑고 회원님들 대략 40여 명이 이렇게 한 삽, 한 삽 퍼내기도 하고 일렬로 죽 늘어서서 작은 대야로 담아 퍼나르기도 하는 등 뻘 제거 작업을 했습니다. 하지만 뻘을 퍼내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눈 치우는 널적한 삽으로 죽죽 밀어내는 것이었습니다. 요령을 터득한 것이지요. 집안의 뻘을 그렇게 힘겹게 퍼내고 나니 골목이 문제였습니다. 이 집 저 집에서 퍼낸 뻘들이 산더미처럼 쌓였는데 이것이 흘러나갈 길이 없었습니다. 마을 옆을 흐르는 개천이 넘치면서 온통 쓰레기들이 쌓여 개울로 갈 길을 꽉 막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급기야 자원활동자들이 골목 뻘밭 한 가운데 늘어서서 영차영차 서로를 격려하며 대야로 진흙물이 흘러갈 길을 만듭니다. 결국에는 개천을 가다듬던 군부대 중장비가 골목으로 들어섰습니다. 넘쳐나는 진흙더미를 한 움쿰씩 옮겨내고 진흙물이 흐를 수 있도록 쓰레기더미들을 치워주었습니다 그 틈을 이용해 잠시 허리도 펴고, 주변 상황이 얼마나 진척되었는가 살펴보기도 합니다.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 경까지 진흙들과 씨름하면서도 잠시 맛난 점심을 먹는 즐거움도 있었습니다. 비록 아무데나 주저 앉아서, 그것도 온통 진흙투성이 손과 발로 먹는 밥이었지만 그 한 끼의 식사도 자원활동자들이 따뜻한 마음이 담긴 것이길래 맛나게, 더 힘내서 작은 도움이라도 수해민들에게 주고 가자는 다짐으로 서로를 격려하며 점심을 먹었답니다. 오늘 맑고 팀에서 한 자원활동은 정말 보잘 것 없는 것이었지만 이런 도움의 손길이 나날이 늘어나 수해민들에게 큰 위로와 용기를 주게되길 바라며 미안하고, 걱정스런 마음으로 각자의 보금자리로 돌아왔습니다. 함께 해 주신 7분 자원활동 회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