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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 06-03-12

    땔깜 같은 사람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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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바쁘게 지내다 보니 봉사후기 올리는 것이 너무 늦었네요. 자제정사 봉사자님들 잘 지내시고 계시겠지요? 3월은 정말 기분좋은 봉사활동이었습니다. 지난 2월 봉사활동 갔다온 며칠 뒤 늘 카니발 차량 봉사를 해 주시는 홍순선님으로부터 봉사활동을 위해 25인승 미니버스를 지원해 주겠다는 회원이 나타났다는 연락을 받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늘 이동할 차량문제로 고민을 했는데 뜻밖에 차량 봉사를 하시겠다는 분이 신입 회원으로 나오시겠다는 연락에 정말 기뻤습니다. 차량 문제로 고민할 일이 없게 되었으니까요. 그런데 봉사활동 날짜가 다가오면서 새로운 고민이 생겼습니다. 정작 커다란 차량은 준비 했는데 참여 봉사자들이 적으면 어떡하나 하는 또 다른 고민이 생긴거죠. 지난 팀장 회의에서는 당당하게 주지스님과 실장님께 이제 맑고향기롭게 차량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큰소리를 뻥뻥 쳤는데... 아! 정말, 보왕삼매론에 이르기를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으면 업신여기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생기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 하셨니라." 이 말씀은 이런 때를 두고 한 말씀인가? 하나의 고민이 사라지니 또 다른 고민이 생긴 것입니다. 매일 참가하실 분들을 확인하는데 참가자를 아무리 세고 또 세어 보아도 차량이 텅텅 빌 것 같은 인원 밖에 연락이 없었서. 할 수없이 연락이 오지 않은 분들에게 다시 연락을 드렸더니, 세상에나 참말로 팀장은 속이 타 죽겠는데 그제서야 연락들이 줄줄이 오다니. 어이구 이거 25인승 차 한대로는 안되겠는걸... 홍순선님이 차를가지고 오지 않으셨더라면 아마 몇 분은 힘들게 가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제정사 가는 날이 늘 그렇 듯, 전 날까지 비가 내려 걱정을 했는데 비도 그치고, 낮에는 일하기에 정말 좋은 날씨였습니다. 가족들 까지 모두 31분이 참석하신 봉사활동에 모두들 수고 하셨습니다. 봉사활동을 왜 하느냐는 질문에 보람과 기쁨과 행복을 느낀다는 분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그렇것 같습니다. 술과 마약과 담배에 중독 되듯이 봉사활동도 중독이 되는 것 같습니다. 다음 달을 기다리는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그러나 봉사활동을 하시는 분들, 특히 불자님들은 봉사활동이 단순히 보람과 기쁨과 행복이 있어서 하는게 아니라 봉사활동을 하나의 수행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육바라밀을 통해 성불하셨듯이 우리도 봉사활동이라는 보시활동으로써 수행을 삼아야 할 것입니다. 물론 불자가 아닌 분들은 그 종교에 맞는 수행이어야 하지요. 내 손길이 필요한 곳에 손을 내밀어 베풀어 주며(보시), 맡은 일을 속이지 않고 성실하게 행함으로써(지계), 힘든 일도 참아 가며 즐겁게 일하여(인욕), 일 속에서 세상 만물에 대한 고마움까지 느끼면서(정진), 일과 내가 둘이 아닌 하나가 되어(선정) 인연법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법(지혜)을 배우는 것이지요. 회원님들! 청소하고, 기와 담장 쌓고, 낙엽을 긁으며, 시골의 봄 기운을 듬북 받았으리라 믿습니다. 땔감나무 준비하고 쌓느라 고생하신 회원님들 모처럼 힘 한번 쓰신거죠? 금강경에 실지실견(悉知悉見)이라는 말씀이 나오지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부처님은 여러분이 좋은 일 하시는 것을 다 알고, 다 보고 있답니다. 자제정사 부처님이 다 보고 다 알아주시며, 늘 좋은 일들이 있도록 해 주십니다. 여러분은 할머니들을 따뜻하게 해 줄 땔감 한 짝만 되어도 충분합니다. 오늘은 꽃샘 추위가 떠나는 겨울을 아쉬워 하듯 기승를 부리네요. 금주 중반까지 더 추워진다 하니 건강 조심하시구요. 다음달 만날 때까지 늘 좋은날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