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제정사로 출발하면서부터 내리던 비가 돌아올 때까지 가늘게 이어져 장마다운 날씨를 보여 주었습니다. 가랑비에 속곳젖는다고 우산을 들고 일하기에는 가는 빗줄기이고, 우산을 들고 하자니 작업하는데 방해가 되어 여러모로 신경쓰느라 아예 우산을 벗어 버리고 일하다가 옷이 젖어 추워하시는 보살님들을 보니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제 혼자만 우의 입고 비도 맞지않아 쬐끔 미안했습니다. 비맞아 가며 일하신 자제정사 봉사자 분들 오늘하루 고생 많으셨습니다. 몇번 참여하지 않은 활동이지만 함께하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통장에 저금이 차곡차곡 쌓여가듯 참으로 즐겁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모두들 저와 같은 생각이기에 몇년을 이렇게 활동하고 계시겠지요. 일이 많고 적고가 문제가 아니고 힘들고 쉬운것과는 달리 함께 봉사활동하며 웃고 도와주며 이끌어주고 밀어주는 정겨운 모습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환한 미소와 정겨운 대화 속에서 정말 순수함이 보이기에 저는 항상 봉사하시는 한분 한분의 얼굴모습에서 보살의 모습을 봅니다. 나보다 남을 위하는 삶. 분명 부처님께서는 나와 남을 생각하는 비중이 어느쪽이 높으냐에 따라 다음 생에는 극락을 가느냐 지옥을 가느냐, 아귀, 축생으로 태어날 것인가 아니면 다시 인간으로 환생하느냐가 결정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봉사하시는 분들은 모두 좋은 세상에 태어날 것입니다. 다음 생은 두고라도 이 생에서 결코 허망한 삶을 살지는 않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복덕과 공덕이 수승하시니 하시는 일마다 기쁨이 있을 것이고, 과거생으로부터 지은 죄업을 받게 될지라도 이승에서의 공덕으로 결코 큰 화는 없을 것이라 믿습니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느끼는 이 행복이 바로 부처님의 가피가 아니겠습니까? 봉사활동을 하고 돌아올때면 스님의 작별인사가 왜그리 아쉬운지 모르겠습니다. 시골고향집 어머니의 아쉬운 작별인사를 보는듯 늘 가슴이 아립니다. 거리가 머니 어서가라는 말씀에 못이기는 척 돌아 오는 마음이 결코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또 한달 후에 오겠습니다. 마음속으로 인사드립니다. 봉사자분들과도 한달 후에나 다시뵐 수 있겠지 생각하니 한달이 너무 깁니다. 내일부터 또 다음달 첫주 일요일이 다가오기를 달력을 쳐다볼 때마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몇일 남았나 또 날짜를 손꼽아 기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제정사 봉사자 분들 비오는 와중에 고생많으셨구요. 다음달에 밝은 얼굴로 또 뵙겠습니다. 제발 다음달에 참여 못하는 일이 없어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