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새로 가입해서 어떠한 활동을 해야할지, 어느 팀에서 활동을 해야 할지를 정하기가 참 곤란했습니다. 그리고, 봉사 활동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에 대한 의문도 있었고요. 활동을 정하기 까지와 활동을 다녀와서 느낌을 적어 놓으면 추후에 다른 회원님들께 도움이 되리라 생각되어 적어 봅니다. 물론, 신숙영님의 권유도 큰 몫이 된듯합니다. 우선, 제가 시작하게 된 이유부터 말씀드리면. 사회 생활도 하고 있고, 여러가지 일도 해보았지만 항상 마음 한구석이 비어 있다고 느꼈었습니다. 그 허전함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찾는 중에 활동을 하기로 마음 먹은 것이었습니다. 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몰라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제가 만난 다른 회원님들과는 좀 틀리게.. 법정 스님도 전혀 모르고, 길상사란 절도 모르고. 심지어 '맑고 향기롭게'는 천주교의 '내 탓이오' 와 같은 일종의 슬로건인 줄만 알고 있었습니다. 이 홈페이지에 와보고, 직접 찾아가보고, 교육을 받기 전까만 해도 말입니다. 첫번째 활동을 진인선원으로 결정면서 들었던 가장 큰 의문은 '과연 치매를 앓으시는 분들께 노래와 춤을 드리는 것이 의미가 있는가?' 였습니다. 과연 그 분들이 인식을 하실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두번째로 드는 생각은 '과연 이렇게 한달에 한번 와서 하는 일이 그 분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였고요. 이 의문들은 실제 활동을 하고나서 풀리게 되었습니다. 일요일, 진인선원에서 오전 활동을 마치고.. 옷을 갈아입는 회원들을 보면서 저는 여전히 의문을 떨치지 못했습니다. 이 때까지는 직원분들만 만나본 상태였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첫번째 '놀이 마당'시작. 첫번째 놀이마당을 펼치는 동안 제가 가졌던 의문이 얼마나 쓸데 없었는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이야기 듣고 방송이나 언론을 통해 알고 있던 사실은 심각한 병세에 대해서만 나온 이야기 였었고. 진인 선원에 계신 분들이 모두다 그렇게 심각한 병세인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노래도 같이 따라 부르시고, 춤도 추시고, 지난번 방문에 알려드린 안무도 따라하시는 분들이 많으셨습니다. 생각해 보면, 당뇨병도 고혈압도 심각할 경우는 생명이 위험하지만, 많은 분들이 정기적인 투약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하듯이. 진인 선원에 계신 분들도 정상에 가까운 생활을 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걸 이전에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다른 세상을 보시는 어른도 계시는 듯 보였습니다만 말입니다. 두번째 장소로 옮겼습니다. 어르신들이 생활하시는 곳은 총 4군데 이고. 그 중 3군데를 돌았습니다. 여전히 어떻게 섞여 들어야 할지 몰라 어정쩡하게 서있는 저에게 할머님 한 분이 이런 저런 말을 거셨습니다. 그 중 한마디가. '저 이가 오면 참 재밌어서 좋아' 여기서 말한 '저 이'라는 사람은 서영석님을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저에게 말을 걸어주신 할머님은 우리 회원들을 기억하고 있으셨습니다. 물론 다른 어르신 분들도 각 건물에서 놀이 마당을 끝낼 때 마다 아쉬움을 이야기 하시고. 언제 오느냐 물으시고. 시작 할 때는 '왜 이제서야 왔느냐 얼릉 오지'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한 달의 한 번 찾아와, 이렇게 하고 가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생각하던 두 번째 의문 역시 사라졌습니다. 기억해주시고, 반겨 주시는 분들이 계신데.. 기다려 주시는 분들이 계신데.. 시작도 안해보고 걱정만 하고 있었던 제가 부끄럽더군요. 거기에, 어르신들 뿐만 아니라 어르신들을 돌봐 드리는 선생님들 역시 같이 놀이판에 들어와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서. 이 활동이 진인선원에서 그냥 스쳐가는 사람들 무리는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가졌던 두가지의 의문은 첫번째 활동 만으로도 깨끗하게 정리 되었습니다. 아직까지 저는 진인 선원에서 아귀가 안맞아 덜그럭 거리고 있는 존재이지만, 곧 제가 있어야 할 곳에 들어가리라고 생각합니다. 이 이야기는 제가 느낀 것이고, 제가 본 모습입니다. 제 글이 다른 분들께 혼란을 가져오게 될 수도 있을거란 생각도 들어 걱정도 됩니다. 하지만, 저는 제 나름대로 정의하고 제가 이해할 수 있는 한도내에서 정리해 나가며 활동할 생각입니다. '거인이 거인이 아니고 그 이름이 거인'이라해도 멀리 보시는 분들이 보시기엔 한량없이 짧은 식견이라도. 제가 감당할 수 있는 크기안에서 이름을 짓고 정리하고자 합니다.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2-21 11:20)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2-21 11:53)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2-25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