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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 10-03-22

    그날그날의 기쁨. 법정스님의 삶 -이숙영 (가로수 3.22)

본문

그날그날의 기쁨. 법정스님의 삶


이숙영 (방송인. SBS라디오 이숙영의 파워 FM DJ)


법정스님이 유언으로 그동안 나온 책을 절판한다고 하자, 중고 책값이 무려 5배가 넘게 올랐다고 그런다. 말을 글을 옮기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이자, 마지막까지 글 만큼은 무소유에서 자유롭지 못했다고 그러셨다.


법정스님은 몸이 아프실 때도 글을 쓰거나, 정기법회에 나오셔서 신자들을 만나곤 하셨다. 작년이었던가? 그때 몸무게가 45키로그램 정도로 정말 뼈와 가죽만 남으셨을 때임에도 불구하고 정기법회에 나와 사람들을 감동시킨 적이 있었다. 그때 하신 말씀을 옮겨 보면 이렇다


<앓으면서 생각했습니다. 그날 그날을 즐겁게 살자. 내일은 기약할 수 없습니다. 오늘 우리가 만나서 눈부신 봄날 이렇게 마주 앉아 오랜만에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지만 내일 일을 누가 압니까? 하루하루 잘 살고, 후회없이 살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내 마음을 활짝 열어야 합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갈 때 가장 어려운 것이 인간관계입니다. 가족과의 관계, 친구들과의 관계, 일터에서의 관계.늘 관계가 문제입니다.

그런데 알면서도 실제로는 잘 되지 않습니다. 내 마음을 활짝 열 수 있어야 하는데

말은 쉽지만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문제를 극복하기 어려울 때마다 이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나는 영원히 사는 존재가 아니다. 언젠가는 이 세상과 작별할 것이다. 내일 내가 이 세상을 하직 할지도 모른다. 살아있는 이때, 내가 나를 비워야 한다.

타인과의 매듭을 풀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저절로 마음의 메아리가 전달되어 상대방의 마음도 풀립니다.>


법정스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하루 인생을 떠 올려 본다. 하루를 살아가는데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 않은가. 인상적이었던 광고 중에 <돌이 다윗을 만나면 무기가 되고, 돌이 시간을 만나면 보석이 되고, 돌이 우주를 만나면 별이 된다>고 한다. 무엇을 만나느냐에 따라 돌은 무기가 될 수도, 별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어떻게 하면 하루를, 우리 인생을 잘 살까? 그 질문 끝에 매달리는 정답이 바로 법정스님의 말씀 가운데 있다. 특히 투병 중에 깨달으셨다는 그 말. <내일은 기약할 수 없다. 그날 그날을 즐겁게 살자.>는 말씀. 아! 마음에 새길수록 힘이 되는 말이다.


그날그날의 기쁨. 법정스님의 평생 깨달음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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