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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12-12

    [불교신문] 법정스님 빠삐용 의자 첫 ‘예비문화유산’ 선정 - 2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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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 빠삐용 의자 첫 ‘예비문화유산’ 선정

여태동 기자 tdyeo@ibulgyo.com

국가유산청, 법률에 따라 10건 예비문화유산 선정안 '가결'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메달, 서울올림픽 굴렁쇠 등 포함

국가유산청이 예비문화유산으로 선정한 법정스님 무소유 상징의 '빠삐용 의자'.
국가유산청이 예비문화유산으로 선정한 법정스님 무소유 상징의 '빠삐용 의자'.

법정스님의 1975년 송광사 불일암에 들어가 만든 무소유 정신을 대표하는 ‘빠삐용 의자’가 예비문화유산에 선정됐다.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근현대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2024.9.15. 시행)에 따라 문화유산위원회(근현대분과 소위원회)가 최초의 예비문화유산 10건에 대한 선정안을 가결했다고 11월12일 밝혔다.

예비문화유산은 건설, 제작, 형성된 지 50년이 지나지 않은 근현대문화유산 중 장래 등록문화유산으로서 보존 가치가 높은 것을 선정하여 훼손과 멸실을 막고, 지역사회 미래 문화자원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이다. 이번 가결된 10건에는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주요 순간과 인물, 사건, 이야기가 담긴 중요 유물들이 포함됐다.

이중 ‘법정스님 빠삐용 의자’는 수필집 <무소유>의 저자 법정스님이 1975년 송광사 불일암(佛日庵)을 지은 후, 이듬해 땔나무를 이용해 직접 제작하여 수행 시 사용한 의자다. ‘빠삐용’이라는 명칭은 영화 <빠삐용>에서 주인공이 외딴섬에 갇혀 인생을 낭비한 것에 비추어, 이 의자에 앉아 스스로 삶을 되돌아본다는 의미로 스님이 이름 지은 것이다. 이는 스님의 삶, 가치관, 철학을 상징한다.

이번 법정스님 빠삐용 의자 선정과 관련해 길상사 주지 덕조스님(시민모임 ‘맑고 향기롭게’ 이사장)은 “무소유를 상징하는 은사스님의 ‘빠삐용 의자’가 예비문화유산으로 선정돼 기쁜 마음”이라며 “빠삐용 의자가 무소유의 상징물인 만큼 항상 의자에 앉아 생활하는 우리 현대인들이 권력의 의자가 아닌 비움의 의자를 앉고 사는 마음가짐으로 자신을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국가유산청은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메달 및 증서’, ‘소록도 마리안느와 마가렛 치료 및 간병도구’, ‘의성 자동 성냥 제조기’, ‘이한열 최루탄 피격 유품’, ‘제21회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양정모 레슬링 선수 금메달’, ‘제41회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단일팀 기념물’, ‘한국남극관측탐험대 및 남극세종과학기지 관련 자료’, ‘77 에베레스트 등반 자료’, ‘88 서울올림픽 굴렁쇠와 의상 스케치’에 대해서도 예비문화유산으로 선정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가결된 10건에 대해 관보 고시를 거쳐 예비문화유산으로 최종 선정할 계획이며, 해당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소유자(관리자)와 함께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리와 활용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건설, 제작, 형성된 지 50년 경과가 임박한 유물에 대해 등록문화유산 등록 검토를 위한 실태조사 추진 등 적극행정을 통해 문화유산 보존 선순환 체계를 구축해 갈 계획이다.

불일암에 있었던 무소유 상징의 빠삐용 의자.
불일암에 있었던 무소유 상징의 빠삐용 의자.
불일암 빠삐용 의자 모습.
불일암 빠삐용 의자 모습.

 

여태동 기자 tdyeo@ibulgy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