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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 떠난 지 벌써 6년…“지금도 그립습니다”
이경민 기자 kylee@ibulgyo.com
맑고향기롭게, 길상사서 추모 시낭송 음악회
“무소유(無所有)와 소욕지족(小欲知足)의 지혜를 몸소 실천하며 큰 가르침을 남기고 가신 스님이 그립습니다. 길상사 영춘화 꽃이 피어오르는 이른 봄날, 많은 이들의 마음에 평안을 주었던 스님의 맑고 향기로운 글과 말씀을 다시 한 번 떠올려봅니다”<무소유> 등 수많은 저서와 명법문을 남긴 우리 시대의 큰 스승 법정스님(1932~2010) 6주기를 맞아 스님의 정신을 기리는 시낭송 음악회가 오늘(3월6일) 서울 길상사 설법전에서 열렸다. 법정스님의 유지를 받드는 시민모임, 사단법인 맑고향기롭게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서 이사장 덕일스님(서울 길상사 주지)은 “수행자이면서도 한국을 대표하는 빼어난 문필가로서 문학을 사랑했던 법정스님은 자연에서 배운 간소하고 소박한 삶을 맑고 향기로운 글로 우리에게 나눠주었다”며 “참된 지혜를 일깨워 준 스님의 '무소유' 정신을 시와 음악을 통해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이날 설법전은 시낭송 음악회를 보러온 신도 300여명으로 발디딜 틈 없이 붐볐다. 스님을 따르던 신도들 뿐만 아니라 그를 추억하는 예술인들도 대거 참석했다. 신경림‧박형준‧김선우‧이혜미‧박준 시인은 스님이 집필한 <무소유> <아름다운 마무리> <인형과 인간> <잊을 수 없는 사람> 등에 실린 글귀와 준비해온 시를 낭독하는 것으로 추모사를 대신했다. 이선민 첼리스트‧유수정 피아니스트‧김병성 대금 연주가 등의 연주는 감미로운 선율로 추모 분위기를 더했다.신경림 시인은 법정스님의 대표작 <무소유> 가운데 일부인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의 또 다른 의미이다”를 낭독하며, “법정스님이 살아 계셨더라면 참 좋았을 것 같다”며 “늘 가까이 하고 싶었던 분”이라고 밝혔다.이날 행사는 박준 시인이 법정스님의 글 ‘만남’을 읽는 것으로 끝이 났다. “반드시 어떤 만남에 의해서만 인간은 성장하고 또 형성된다. 그것이 사람이든 책이든 혹은 사상이든 간에 만남에 의해서 거듭거듭 형성되어 간다.(중략) 사람은 혼자 힘으로 인간이 될 수는 없다. 만남에 의해서만 인간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 봄에 우리는 무엇인가 만나야겠다. 새로운 눈을 떠야 한다.” 청빈한 삶을 몸소 실천하며 사회에 큰 울림을 줬던 법정스님은 1932년 전남 해남에서 태어났다. 효봉스님은 은사로 1956년 출가, 1975년 송광사에 불일암을 세우고 정진하며 수필집 <무소유>를 비롯해 <산에는 꽃이 피네> 등 20권이 넘는 저서를 출간하며 불교계를 대표하는 문인으로 자리매김했다. 1994년에는 시민모임 ‘맑고향기롭게’를 창립, 1997년 창건한 길상사를 근본도량으로 삼고 맑고 향기로운 사회를 구현하려는 시민 운동을 펼쳐왔다.스님은 2010년 열반에 드는 날까지도 ‘무소유’ 정신을 잊지 않았다. “번거롭고 부질없는 의식을 행하지 말고, 사리를 찾으려고 하지도 말며 관과 수의를 마련하지도 말라. 편리하고 이웃에 방해되지 않는 곳에서, 지체 없이, 평소의 승복을 입은 상태로 다비해 달라.” 법정스님이 남긴 마지막 말이다출처 : 불교신문(http://www.ibulgy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