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광석 노래에 기대 법정 스님을 그리다
길상사·맑고향기롭게, 3월10일 추모음악회
300여 대중 참석…주지 스님과의 인연담도
박창근 밴드, 김광석·생명의 노래 큰 호응
2013.03.11 15:29 입력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발행호수 : 1187 호
▲3월10일 법정 스님의 입적 3주기를 맞아 성북동 길상사에서 추모 음악회가 열렸다. 대중들은 스님의 생전 모습 등을 담은 영상을 보며 그리움을 달랬다.
대중들은 여전히 법정 스님을 잊지 못했다. 따스한 봄 햇살이 도량 가득 넘실대던 3월10일. 맑고향기롭게 근본도량 성북동 길상사에는 법정 스님을 그리워하는 대중들로 가득했다.
이날 길상사에서는 법정 스님을 그리는 맑고 향기로운 음악회가 열렸다. 스님의 입적 3주기 추모 음악회다. 주제는 가수 故김광석의 노래 제목 ‘바람이 불어오는 길’을 인용했다. 감성적인 노랫말과 마음을 움직이는 음색으로 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그 역시 시민모임 맑고 향기롭게의 회원이었다. 대중들은 이날 그의 노래에 취해 법정 스님을 향한 그리움을 녹여냈다.
음악회는 법정 스님의 생전 모습과 영결식 등을 담은 영상으로 시작했다. 카랑카랑했던 법문과 한평생 청정한 삶으로 보여준 맑고 향기로운 가르침, 스님을 떠나보낸 대중들의 슬픔과 안타까움이 故김광석의 노래와 버무려져 대중들의 가슴을 두드렸다. 더러는 그리움에 눈물 짓고 더러는 추억에 잠겨 미소를 머금었다.
▲주지 덕운 스님도 은사 법정 스님과의 인연담을 풀어냈다.
“법정 스님이 생김새는 칼바람 불 것처럼 생겼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따뜻한 분이셨습니다. 안거가 끝나면 상좌들을 차에 태우고 경치좋은 곳으로 가서 바람도 쏘여주고 하셨어요. 언젠가는 IMF 때문인지 청년 출가자가 조금 늘었는데, 불일암에서 상좌들과 다 같이 모여 담소를 나누다가 'IMF 행자‘라는 말이 나왔어요. 스님께서 이를 명동성당 100주년 미사 때 법문하시면서 써먹으시기도 했지요.”
주지 덕운 스님도 은사 법정 스님과의 인연담을 풀어냈다. 차가운 외모 이면에 감춰진 법정 스님의 따스한 마음과 은사와 상좌간 일어난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대중에게 따스한 웃음을 전했다.
▲음악회 내내 대중들은 박수로 호응했다.
이어 박창근 밴드의 공연이 이어졌다. 故김광석씨가 맑고향기롭게 멤버로 활동하며 만든 ‘맑고향기롭게’를 시작으로 ‘그날들’, ‘거리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곳’ 등 주옥같은 노래들을 선보였다. 밴드의 보컬이자 리더인 동시에 생명활동가이기도 한 박창근씨의 ‘전공(?)’을 백분 살려 ‘생명 이야기’를 주제로 한 공연도 이어졌다.
한편 길상사는 3월7일 법정 스님이 입적한 진영각(행다실)에서 진영 봉안법회를 봉행했다. 스님의 진영과 함께 생전 사용했던 안경과 펜, 모자를 비롯해 글씨와 서적 등 유품도 함께 공개했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이날 음악회에는 법정 스님을 그리워하는 대중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