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스님 입적 2주기, 노래로 '무소유' 되새기다
길상사·맑고향기롭게, 3월11일 설법전서 추모음악회
2012.03.12 14:29 입력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발행호수 : 1138 호
▲길상사와 사단법인 맑고향기롭게가 법정 스님 추모 2주기를 맞아 스님의 가르침을 노래로 되새겨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한 벌의 옷과 한 벌의 바리때와 빛나는 눈과 맑은 마음으로, 하늘을 나는 새처럼 어딜 가든 날개만 가지고 가네. 땀 흘린 만큼만 얻으며 넘치도록 채우지 않으며 텅 빈 방안일수록 빛은 더욱 가득해지네.” -무소유의 노래
3월11일, 서울 길상사(주지 덕운 스님) 설법전은 법정 스님이 남기고 간 맑고 향기로운 가르침의 향연으로 가득했다. 길상사와 사단법인 맑고향기롭게가 법정 스님 추모 2주기를 맞아 스님의 가르침을 노래로 되새겨보는 자리를 마련한 것.
이날 법석에는 법정 스님의 가르침을 노래로 전하는 ‘김현성과 움직이는 꽃’이 참석, 대중들과 함께 법정 스님의 뜻을 기렸다. 무소유, 아름다운마무리 등 법정 스님의 사상이 고스란히 담긴 산문집 속의 글귀 하나하나가 아름다운 노랫말이 되어 스님을 그리워하는 대중들의 마음에 파고들었다.
김현성 씨는 “움직이는 꽃에 동참한 친구들이 모두 불자는 아니지만 법정 스님의 가르침이 세상 속에 더욱 널리 퍼져 맑고 향기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희망하고 있다”며 “오늘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이 법정 스님의 가르침을 마음 속에 새기고 있다면, 나는 그 가르침을 노래로 만들어 독후감을 쓴 것”이라고 의미를 전했다. 그는 또 “스님의 글을 노래로 만드는 작업은 사실 추모를 위함이 아니라 스님께서 살아계실 때부터 허락을 구한 뒤 진행해온 것”이라며 스님에 대한 그리움을 함께 전했다.
▲콘서트 중, 길상사 주지이자 맑고향기롭게 이사장 덕운 스님이 김현성 씨와 함께하는 깜짝 대화마당을 열었다.
콘서트 중간에 길상사 주지이자 맑고향기롭게 이사장 덕운 스님이 무대에 올라 김현성 씨와 함께하는 깜짝 대화마당을 열기도 했다. 덕운 스님은 은사스님과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전하며 “겉으로 보기에는 엄격하고 날카로워보였지만 상좌스님들이나 타인에게는 굉장히 세심한 배려를 해주시던 분”이라며 “스님의 글들을 노래로 들으니 더욱 감회가 깊다”며 소회를 전했다.
‘무소유의 노래’를 대중들이 함께 배워보는 것으로 시작한 콘서트는 2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쉼 없이 진행됐다. 노래와 노래 사이 김진휘 연극배우와 엄경숙 하나 예술원 원장의 산문 낭송이 함께해 분위기는 더욱 무르익었다. 대중들은 노랫말을 다함께 읊조리고 박수를 치며 스님을 향한 그리움을 나눴다.
▲이날 추모음악회에는 500여명의 사부대중이 동참했다.
설법전을 빼곡히 메운 500여 대중들은 마지막 노래가 끝난 후에도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했다. 결국 2시30분에 시작된 콘서트는 거듭된 앵콜 요청으로 5시가 다 되어서야 회향했다.
한편 이날 김현성 씨가 설법전에서 부른 노래들은 음반 ‘무소유의 노래’에 수록되어 있으며, 현장 판매 수익금 전액은 맑고향기롭게 길상화장학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