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림없이 살아야 인생의 주인이다"
법정 스님 2주기, 덕조스님 "맑고 향기롭게 가꾸겠다"
2012년 02월 17일 (금) 16:01:15 이혜조 기자 reporter@bulkyo21.com
"자기 마음을 자기가 알아야 내 인생의 새봄을 맞이할 수 있다. 사람은 걸림 없이 살아야 인생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걸림 없이 또 치우침 없이 마음을 써야 한다. 각자 삶의 현장에서 화창한 봄을 맞이하도록 모든 것을 풀어버려라." - 법정 스님 육성 법문
무소유 정신을 심어주고 떠난 법정 스님 2주기 법회가 봉행된 성북동 길상사 설법전. 영하9도의 추위에도 아량곳하지 않고 17일 오전부터 스님을 기리는 신도와 스님 등 1,500여명의 발길이 북적였다.
송광사 방장 보성 스님은 법문에서 "법정스님은 분명히 말씀했다. “나는 어떠한 규칙에도 치우치지 않는다.” 우리가 생사를 깊이 있게 살핀다면 잘 알 것이다. 부처님 말씀에 ‘관자재보살 행심반야’, ‘행심반야’가 있다. ‘행심반야’를 더욱 빛내기 위해 맑고 향기롭게를 말한 것이라고 본다. 그야말로 부처님말씀을 이웃에게 되새기기 하기 위한 방편을 써 나한테 이야기 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보성 스님은 이어 "오늘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더 향기롭게 나가자는 것이다. 구린내 안 나는 향기로움이 아니다. 우리는 스스로 부처님이다. 그러나 현실을 무시하면 안 된다. 오늘의 스승을 잘 만나면 나의 삶이 맑고 향기롭게 된다. 뭐니뭐니해도 오늘의 스승이 얼마나 소중한지 깊이 간직해 줬으면 한다. "고 설했다.
송광사 주지 영조 스님은 "스님은 참 사문으로서 무엇보다도 청정한 승가를 이루기 위해 진력했다. 또, 맑고 향기로운 세상이 이룩되도록 무소유의 가르침을 펴시면서 불의에 맞서 당당하게 투쟁했고, 인류의 미래를 위해 생명의 철학을 강론했다"고 회고했다.
영조 스님은 또 "부처님의 가르침이 생명사상임을 강조하면서 죽음과 전쟁으로 치닫는 어리석은 시대정신을 통렬히 질타했다"며 "스님께서 가시고 난 뒤 요즘 세상이 많이 어렵다. 이럴 때 일수록 스님의 가르침이 더없이 사무치게 그리워진다"고 했다.
맏상좌 덕조 스님은 "법정 스님의 인연으로 만들어진 길상사를 스님의 유지에 따라 맑고 향기롭게 가꿔가겠다”고 말하고 참석한 사부대중에게 감사인사를 했다.
법회에는 원로의원 법흥, 전 송광사 주지 현고, 법규위원장 무상, 어장 동주, 원택, 통광, 전 비구니회장 명성, 월정사 부주지 원행 스님과 길상사 주지 덕운, 덕조 스님 등이 참석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조윤선 새누리당 의원, 이계진 전 맑고향기롭게 이사, 손안식 중앙신도회 부회장 등도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