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서 법정스님 1주기 추모법회(종합)
연합뉴스| 기사입력 2011-02-28 14:50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지난해 3월11일(음력 1월26일) 입적한 법정 스님의 1주기를 맞아 28일 오전 11시 성북구 길상사에서 추모법회(다례재)가 봉행됐다.
법정 스님의 출가 본사인 송광사의 방장 보성 스님은 법문을 통해 "한평생 무소유를 수용하고 붓과 혓바닥으로 간담을 드러내서 유연 중생과 무연 중생을 제도하더니 인연이 다하자 조계산에서 낙조를 보이도다"(受用無所有 筆舌露肝膽 廣度有無緣 曹溪示落照)라며 법정 스님을 추모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추모사에서 "법정 스님의 주옥같은 말씀을 다시 들을 수 없다고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이 가슴에 사무친다"며 "스님의 큰 덕화를 되새기며 이 땅을 맑고 향기롭게 만드는 일에, 세상과 대중을 일깨우는 일에 매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한양대 음대 박경옥 교수가 첼로로 가곡 '성불사의 밤'을 연주했으며 길상사 합창단은 스님이 생전 좋아했던 노래인 '청산은 나를 보고'를 부르며 스님을 기렸다.
법정 스님의 일곱 상좌 중 다섯째인 덕운 스님은 최근 덕현 스님의 길상사 주지직 사퇴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법정 스님의 1주기를 앞두고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죄송하고 은사 스님께 깊이 참회한다"고 말했다.
덕현 스님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덕운 스님은 이어 "앞으로 길상사가 은사 스님의 정신에 따라 맑고 향기롭게 화합하고 수행 정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법회에서는 김범수 원광대 교수가 새로 제작한 법정 스님의 진영(眞影)이 공개됐으며 법회에 앞서 법정 스님의 생전 모습과 말씀, 다비식 장면 등을 담은 추모 영상이 상영되자 일부 신도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법회 이후 설법전에서는 각 방송국이 제작한 법정 스님의 추모 영상이 오후 7시까지 상영됐으며 사찰 인근 한국서예관에서는 추모 서화전이 시작됐다.
법회에는 송광사 동당 법흥 스님과 유나 현묵 스님, 주지 영조 스님 등 송광사 스님과 자승 스님, 법정 스님의 상좌 스님 등 스님 70여명과 법정 스님의 유지를 받드는 시민단체 '맑고 향기롭게' 관계자, 일반 신도 등 1천여명이 참석해 법회를 지켜봤으며 덕현 스님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법회는 법정 스님의 뜻을 좇아 조촐하게 치러졌으며 정부와 여당 관계자의 사찰 출입을 금한다는 조계종의 방침에 따라 이들의 출입금지를 알리는 안내문이 사찰 입구에 게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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