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1주기...책 8만여 권 기증
[앵커멘트]
오늘은 법정 스님 1주기입니다.
말빚을 다음 생에 가지고 가지 않겠다는 스님의 유언에 따라 유례없이 절판된 스님의 책 8만여 권은 공공시설에 기증됩니다.
나머지 30여만 권은 폐기됐거나 곧 폐기될 예정입니다.
이승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기도 파주의 한 책 물류 창고입니다.
지난달부터 전국 서점에서 거둬들인 법정 스님의 책들이 쌓여 있습니다.
24종에 이르는 법정 스님의 책을 낸 출판사는 5곳, 계약 기간이 남아 있지만 모두 법정 스님의 유지를 받들어 출판권을 포기했습니다.
재고가 없는 범우사의 '무소유'를 제외하고 4개 출판사가 전국 서점에서 반품받았거나 받을 책은 40만 부가 넘습니다.
법정 스님의 유지를 받드는 시민모임인 '맑고 향기롭게'와 출판사들은 법정 스님의 책 8만 2,000권을 공공시설에 기증하기로 했습니다.
맑고 향기롭게는 인터넷(clean94@hanmail.net)과 팩스(02-741-4698)를 통해 기증을 원하는 공공시설의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기증도서 분실 우려로 배송비는 착불입니다.
[인터뷰:김자경, '맑고 향기롭게' 사무국장]
"교도소는 교정국을 통해서, 또 군부대는 진중문고를 통해서 보내게 되고요, 공공시설 도서관에는 신청을 받아서 보내게 됩니다."
맑고 향기롭게와 출판사들은 다음 달 31일로 인세 환불 등 모든 절판 절차를 마무리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반품 도서 40여만 부 중 기증도서를 제외한 책은 30여만 부.
이 중 20만 부는 이미 폐기됐고 나머지 10여만 부는 폐기를 기다리는 운명이 됐습니다.
기증부수를 8만 2,000부로 제한한 것은 영세한 출판사들로서는 기증 작업에 따르는 인건비, 포장비 등 비용 부담이 적지 않은데다 받는 쪽의 배송비 부담도 고려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신태섭, 샘터출판사 제작부장]
"저희는 (스님의 책이) 11종이기 때문에 책 표지를 뜯어서 11종에 대한 수량을 파악해서 맑고 향기롭게에 인세보고를 해서 인세를 정산할 계획입니다."
맑고 향기롭게는 법정 스님의 글을 인터넷에 올리는 작업은 출판사들의 출판권을 고려해 계약이 끝나는 책부터 차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YTN 이승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