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아미타불” 합장 속 봉행된 법정 스님 49재
김재중 기자 hermes@kyunghyang.com
입력 : 2010-04-28 17:29:54ㅣ수정 : 2010-04-28 23:10:47
ㆍ입적 이후 ‘아름다운 마무리’ 포함 120만부 책 판매 추산
법정 대종사의 49재 막재(終齋)가 28일 법정 스님의 출가 본사인 전남 순천 송광사 승보전 앞에서 봉행됐다. 스님은 지난달 11일 세수 79세, 법랍 56세로 서울 길상사에서 입적했다.
막재는 5번의 범종을 울리는 것으로 시작됐다. 법정 스님은 식순의 하나로 마련된 생전의 영상법문에서 “마음을 찾으려고 하지 말고 현재 자기의 마음을 잘 쓰는 것이 이 세상의 행복을 찾는 길”이라고 당부했다. 참석자들은 스님의 모습이 화면에 나타나자 일제히 “나무아미타불”을 외며 추모했다.
지관 스님은 법문을 통해 고운 옷, 고운 음식, 잠 욕심을 중생들이 조심해야 할 것으로 들고 “고운 옷과 음식을 탐하다 결국 도둑질도 하고 남의 물건도 빼앗게 되고 잠이 많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면서 “이런 욕심을 버리는 것이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실천하는 길”이라고 설파했다.
막재에는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혜총 포교원장, 보선 중앙종회의장, 송광사 주지 영조 스님과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박주선 민주당 최고위원, 정동영·서갑원 의원, 한화갑 평민당 대표 등 1만2000여명이 참석했다. 송광사 측은 49재가 끝난 뒤 법정 스님이 수행에 정진했던 불일암에서 산골(散骨)의식을 거행했다.
한편 법정 스님의 ‘절판 유언’으로 많은 화제를 낳았던 스님의 책들은 여전히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있다. 스님 입적 이후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비롯해 스님의 책 6종을 출간한 고세규 문학의숲 대표는 “6종을 모두 합하면 79만부 정도 나갔다”고 말했다. 출판계는 법정 스님 입적 이후 스님의 책이 모두 120만부가량 나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법정 스님의 저작권을 승계한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와 스님의 책을 낸 5개 출판사 대표들의 합의에 따라 스님의 책은 7월 말까지 각 5만부 이내에서 서점에 공급된다.
올해 말에는 서점에 남은 책들이 모두 회수될 예정이다. 스님의 대표작 「무소유」는 이미 5만부가 다 소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