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산 살리자” 대구시민 25만배 올린다
등록 : 2006.06.28 21:28 수정 : 2006.06.28 21:28닫기
환경단체 회원들이 27일 오후 대구 도심 2·28공원에서 앞산을 지켜내자고 기도하며 절을 올리고 있다.
“터널 반대…도롱뇽·금강제비꽃과 같이 살게”
27일 오후 5시30분, 대구 도심 2·28공원에서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 회원 10여명이 앞산이 자리잡은 남쪽을 향해 1시간 동안 200번씩 절을 했다. 이들이 절을 하는 동안 공원에는 앞산터널 건설을 반대한다는 표지판이 큼지막하게 걸렸고 산책나온 시민들이 지지 서명을 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은정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앞산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공기, 이곳에서 사이좋게 살아가는 다람쥐, 도롱뇽, 반딧불이, 가침박달나무, 금강제비꽃 등을 떠올리며 절을 올렸다”고 말했다. ‘함께하는 주부모임’ 정경숙씨는 “인구재앙이 무섭지만 환경파괴는 더 무섭다”고 말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참여연대, 맑고향기롭게 대구모임 등 시민단체들은 지난 5월11일부터 두류공원, 2·28공원,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국채보상공원 등지에서 절을 시작했다. 앞산을 이 지경에 이르게 한 스스로를 겸손하게 돌아보고 시민들에게 베풀기만 했던 앞산을 반드시 지켜내야겠다고 다짐하기 위해 절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동안 적게는 10명에서 많게는 50명 이상이 참석해 48일 동안 20만6724번의 절을 올렸다.
앞산을 살려내려는 절은 30일까지 계속된다. 이날 앞산터널 공사가 시작될 달서구 달비골 현장에 150여명이 모여 대구시민 254만명의 10%에 해당되는 25만4천배의 절을 올릴 계획이다.
문창석 대구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장은 “단체별로 내부 논의를 거쳐 다음달부터는 새로운 행사를 계획중”이라고 말했다.
대구 앞산터널 건설계획은 앞산에 4.38㎞ 길이의 터널을 뚫어 달서구 상인과 수성구 범물을 잇는 10.44㎞ 도로를 내겠다는 것이다. 사업비는 3200억원이 들어가며 ㈜태영 등 10개 건설업체가 공사를 맡는다. 애초 대구시가 6월 말 공사를 시작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시의회의 동의를 받지 못해 아직 착공 시기는 불투명하다.
앞산터널 공사 환경영향평가서를 접수한 대구지방환경청도 “엄정하게 심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범일 대구시장 당선자가 “환경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공사를 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혀 하반기 공사 착공 여부를 싸고 대구시와 환경단체가 거세게 충돌할 전망이다.
글·사진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