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모임 9월 독서모임은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와 데이비드 케슬러의 공저인 <인생수업>을 읽고 지난 9월 21일(목) 오후 4부터 사무국에서 가졌습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유재경, 김순덕 회원님께서 함께 해주셨고, 운영위원이신 최선화 교수님과 수지침 강사이자 자원봉사자인 강영미 선생님도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당초 금요일마다 실시하던 모임을 사무국 일정상 목요일로 변경하게 되면서 부득이 참석치 못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다음달에는 보다 많은 참석을 기대해봅니다.
유재경 회원님께서는 여태까지 읽었던 맑고 향기로운 도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고 말씀하셨고, ‘조건없는 사랑은 평생에 아주 일 순간이다’는 문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김순덕 회원님은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정립해야 할 청소년들에게 반드시 권해주고 싶은 책이라고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강희정 간사는 책 전반에 걸쳐 삽입되어 있는 그림들이 인상적이었고, <인생수업>을 읽는 동안 일전에 읽었던 <연금술사>가 연상되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이상 독서모임에 참여한 분들의 후기를 간략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유재경 회원님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인생수업은 작가의 깊은 체험을 통해 쓰여졌기에 진정 가슴에 와 닿았다.
체험을 통해 쓰여진 명상 서적이나 지혜를 담은 책들이 다 그러하지만 특히 이 책은 나 자신을 정화시키는 것 같았다. 우리가 토막으로 알고 있는 삶의 지혜들을 한데 잘 정리해 놓은 것 같았기에 부분 부분이 어디서 본 듯한 친근한 내용이 많았다.
감명 깊었던 몇 구절을 들자면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진정한 자신을 사랑하라는 것 그럼으로써 타인도 있는 그대로 보라는 것. 현재를 사랑하라는 것 등 평범해서 지나칠 수 있는 내용이지만 자꾸 되새겨 보면 살아가는 데 자양분이 될 수 있는 내용이다.
이런 책들을 통해서 진정 독서의 가치를 느끼고 그 순간이나마 나 자신이 정화됨을 느꼈기에 앞으로 이런 책들을 많이 읽고 싶다.
삶이 여행이라는 함축성 있는 작가의 말이 과정보다 목적을 중요시하는 나 자신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에게 따뜻한 교훈을 주는 것 같다.
김순덕 회원님
매순간 죽음을 생각한다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너무 겸손하여 사바세계에서도 천국이 부럽지 않을 것이다. 생과 사가 둘이 아님을 깨닫기가 이렇게 어려운가.
생의 마지막 순간에 가서야만 우린 그 이치를 터득할 수 있는지......영원히 살 것처럼 욕심내고 화내고, 옹졸한 심보는 또 얼마나 유치한지.....그래서 선사들은 매순간 깨어 있어라 했는가.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와 데이비드 케슬러는 호스피스 운동을 통하여 불교의 삼법인의 실례를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 같다.
이미 많이 접한 익숙한 내용들을 다시 재점검하는 기분으로 읽어 내려갔다. 그 중에서도 내 눈에 확연히 들어오는 대목은 죽음의 순간에서 다른 사람들은 가고 나만 살은 이유는 아직 내가 배워야 할 것이 있다는 것이었다.
언젠가 남편과 산책을 하면서 난 죽을 때까지 영원히 배울 것이라고 한 적이 있다.
그 때의 그 배움은 학문이나 지식습득에 근거한 것이었다면 지금의 나는 인생수업의 최대화두인 마음공부에 역점을 두고 싶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내 마음공부에도 새싹이 돋으면 가을하늘의 흰구름과 속삭이고 싶다.
강희정 간사
인생수업... 살아가면서 우리는 끊임없이 배우며 살아가는데 진정 무엇을 배웠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일상에서 만나고 스쳐가는 사람들과의 관계.. 제대로 배워서 하고 있었는지 지나온 많은 시간들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길때마다 모두 밑줄을 그으며 기억해야지 하는 마음에 한참 밑줄을 긋다가 이것도 욕심이지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이번 독서모임을 하면서 받은 질문이 이제 남은 숙제가 되었다. 진정 나는 누구일까?
김윤정 과장
<인생수업>은 류시화 작가님의 번역서여서 더 반갑게 접한 책이었습니다. 류시화 작가님의 팬임을 알린 김에 류시화 작가님의 여러 책 중 직접 읽었던 책을 몇 권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인생수업>은 병원에 가서 받아오는 처방전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마치 내 병에 가장 잘 맞는, 즉효약이 처방된 처방전을 받은 그런 마음가짐으로 읽었습니다.
다만 그 처방전이 한 장이 아닌 좀 두꺼운 한 권이라는 것이 다를 뿐. 그리고 앞서 이야기하신 다른 회원님의 말씀처럼 이 책의 저자인 엘리자베스의 실질적인 체험이 많이 담겨있고, 실제로 본인이 상담하거나 들을 실화 위주로 구성이 전개되어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해서 한 호흡도 쉬지 않고 단 번에 읽어낼 수 있을 만큼 흥미롭고 감동적으로 읽었던 책입니다.
특히 제 7 장은 평소 ‘화’를 잘내고, 이미 내버린 화를 수습하지 못해 끙끙거리는 저를 위해 쓰여진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마치 7장은 틱낫한 스님의 <화>를, 8장은 달라이라마스님의 <용서>를 재정리해놓은 듯한 익숙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책의 저자가 기독교라는 배경을 전제하였음에도 전혀 이질감을 느끼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동질감마저 느낄 만큼 결국 순정한 진리는 하나로 통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고,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함을 명료하게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가슴 속을 맴도는 두 단어는 ‘존재’와 ‘누림’이었습니다. 매순간 존재하고 온전히 누리는 것만이 이 저서의 작가분들이 삶에 도전하고 그 결과를 즐길 시간이 많은 우리에게 전해주고자 하는 주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