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기부문화 캠페인
'아름다운 마무리'
8월의 결연대상자
김순덕 어르신
희망해를 통해 모금된 기부금을 전해드리려고 7월 초 신영화 어르신를 뵈러 갔습니다. 어르신은 너무나 기뻐하시며 이걸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여러 번 감사인사를 표하셨습니다. 1858명의 네티즌들이 일면식도 없는 어르신을 위해 따뜻한 마음을 내어주셨는데 제가 대신 인사를 받아 송구했습니다. 그러시면서 신영화 어르신은 옆집에 도움을 받아야 할 분이 있다며 이번 사연의 주인공인 김순덕 어르신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많은 분들의 따뜻한 손길이 새로운 나눔으로 연결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김순덕 어르신은 현재 81세의 기초수급권자로 월곡동에서 혼자 사십니다. 두 번의 결혼을 통해 가슴으로 낳은 5명과 직접 품에서 길러낸 2명의 자녀들이 있지만 현재 아무런 보살핌도 받지 못하십니다. 첫 결혼에서 낳은 따님은 환갑이 넘은 연세에 어렵게 유방암 수술을 받았고, 두 번째 결혼으로 낳은 차남은 중국에서 장사를 하다가 망해서 빚더미에 앉아 연락두절 상태입니다. 그리고 가슴으로 품은 다섯의 자녀들에게서는 어떤 기대도 품고 있지 않으셨습니다. 어르신은 갖은 고생을 다해 키웠건만 내가 아프니 어느 누구도 날 돌보지 않는다며 심한 허탈감을 느끼고 계셨습니다.
지금 어르신을 가장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930여만원의 빚입니다. 내역을 살펴보면 은행의 전세대출금 600백만원과 이자를 내지 못해 쌓인 연체금 280여만원, 동네 친구 분으로부터 급하게 빌려 쓴 생활비가 50만이었습니다. 어르신은 원래 전세대출금과 어르신의 전 재산 300백만원을 합친 900백만으로 전세를 얻으려 하셨습니다. 그러나 집주인이 갑자기 바뀌면서 전세는 보증금 3백만원에 20만원짜리 월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여기서 어르신은 사용처가 없어진 은행 빚을 갚는 대신에 한 달 월세라도 벌어보자는 마음에 계를 드십니다.
이 때 안타깝게도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이 벌어집니다. 계주의 남편이 갑작스럽게 암에 걸리고 만 것입니다. 충격에 빠져 경황이 없는 계주는 여러 사람의 곗돈을 모두 남편의 치료비로 써버리고, 이렇게라도 되었으면 치료를 잘 받아 완쾌되어야 하건만 남편은 결국 사망합니다. 이로 인해 계주의 집안은 완전히 주저앉게 됩니다. 6백만원의 돈은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죠. 이 와중에도 어르신은 계주를 탓하기보다 그녀의 슬픔을 이해하려고 하셨습니다.
사실 김순덕 어르신은 은행 빚보다 동네 분으로부터 빌린 50만원을 더 다급하게 생각하십니다. 은행 빚이야 내가 죽으면 정부가 월세보증금을 가지고 알아서 처리를 해주겠지만, 50만원만큼은 살아있을 때 하루라도 빨리 갚아야 한다며 하소연하셨지요. 이 말씀을 하실 때 숨이 차고 손이 떨리는 모습을 뵐 수가 있었습니다. 지인 분은 본인도 빈곤하지만 더 어려운 어르신의 사정을 빤히 아는 까닭에 도움을 주지 않을 수가 없으셨고, 이걸 또 잘 아는 김순덕 어르신은 원금은 못 갚지만 너무도 미안한 마음에 매달 5천원의 이자를 내고 계셨습니다.
시민모임 맑고 향기롭게는 신용회복 위원회의 상담을 받아 김순덕 어르신의 은행 빚에 대해 개인파산이 가능한지 알아볼 예정입니다. 이번 희망해 모금을 통해서는 생활 빚 50만원과 6개월간의 월세 120만원을 합한 총 170만원을 모으고자 합니다. 어르신은 현재 틀니를 착용하시고 보통의 노인 분들이 그렇듯 고지혈증, 고혈압 등 노인성 질환에 시달리십니다. 달팽이관에 염증이 있어 진통제 없이는 잠드실 수 없으시지요. 하지만 기력은 정정하십니다. 기억력도 연세에 비해 좋으신 편이어서 소설책을 읽으시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십니다. 부디 50만원이라도 모아져 김순덕 어르신께서 편안히 숨을 쉬면서 책을 읽으실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함께 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