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5일, 광복절날에 4번째 무소유기행을
"법정스님 생가마을 선두리 마을&우수영 관광지, 무안 회산백련지"를 다녀왔습니다.
아직 여름휴가가 끝나지 않은 시점이고, 공휴일 첫 날이라 모두들 이런 저런 걱정을 안고 출발했는데,
모든 것은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왕복 약 800km의 긴 여정이 아주 무난하게 시작되어 열두시를 조금 넘겨 마을 초입 "우수영 여객선 터미널"에 도착을 했고, 그 곳에서 법정스님의 먼 친척이신 두 분을 먼저 뵐 수 있었습니다.
두 분의 환영인사를 아주 따뜻하게 받고, 법정스님의 생가로 향했습니다.
법정스님 생가 앞에는 어르신 한 분이 저희를 기다리고 계셨는데요, 법정스님의 유년시절에 같은집에서 살았던 추억을 간직하고 계신 분이었습니다.
어르신께서는 평면도를 직접 그려오셔서 저희에게 법정스님과의 소중한 추억과 기억을 나눠주셨습니다.
위 사진속의 집이 강강술래길이라고 이름 붙여진 길에 있는 법정스님께서 유년시절을 보내셨던 생가(터)입니다.
현재 거주하고 계신 분의 배려로 대문안으로 들어가서 남아있는 일부 흔적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법정스님의 생가 복원 계획은 매년 있는데, 진행상에서 이런저런 어려움이 있다고 합니다..
법정스님의 생가앞에 적혀 있었던 한줄 글귀였는데, 마치 스님께서 하시는 말씀 같이 느껴졌습니다.
"적게 생각하고 많이 행동하라."
어르신의 귀한 말씀도 듣고, 생가 안도 둘러보고, 고마운 분들과 함께 첫 번째 기념사진을 남겼습니다.
"스님 저희 왔어요."라고 외치면서요.
이어서 저희는 법정스님께서 나오신 학교인 "우수영 초등학교"로 향했습니다.
현재는 문내면의 4개의 초등학교가 통폐합되면서 폐교가 되어 안으로 들어가 볼 순 없었지만,
"참되거라 바르거라"라고 적힌 두드러지게 높이 서 있는 교훈석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곳에서는 "참되거라 바르거라"를 외치며, 두 번째 기념사진을 남겼습니다.
선두리 마을을 한 바퀴 둘러보고, 우수영 관광지로 가기 위해 다시 버스에 올랐습니다.
바다가 바로 앞에 보이는 정자에 자리를 잡고, 늦은 점심을 해결했습니다.
원래는 마을회관에서 먹으려고 했는데, 경치가 좋은 곳에서 점심을 할 수 있도록 신경 써 주셨습니다.
우수영 관광지는 현재 영화 명량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급부상 하고 있는 곳인데요.
앞으로는 진도대교가 보이고...
바다의 물살이 회오리에 엄청 빠르게 흘러서 이런 저런 생각이 들며 모두들 눈을 뗄 수 없었던 곳이기도 했습니다.
늦은 점심을 먹고, 한 바퀴 자유롭게 둘러본 후 해남을 떠나 무안회산백련지로 향했습니다.
저희가 회산백련지를 찾은 날이 마침 축제기간이어서 사람도 많고, 이런 저런 프로그램도 많았는데요.
긴 여정상 여유롭게 둘러보지 못해 무척 아쉬웠지만, 법정스님께서 이 곳을 매년 즐겨 찾으셨던 것처럼
저희 모두에게도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방문이 되진 않을 것 같습니다.
<무안군 일로읍 복용리에 위치한 회산 백련지는 일제의 암울했던 시대에 조상들의 피와 땀으로 축조된 저수지이다.
대부분의 저수지는 골짜기나 계곡을 막아서 축조하는데, 회산백련지는 평야지대를 삽과 가래로 파서 둑을 쌓아 만든 저수지이다.
면적은 10만여평으로 두 개의 저수지가 합하여져 인근 250ha의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농작물의 젖줄 역할을 하였으나 영산강 하구둑이 건설된후 풍부한 농업용수가 공급되면서 사실상 농업용 기능을 상실하였다.
당시 저수지 옆 덕애 부락에는 6세대가 살고 있었는데 이 마을에 사는 주민이 우물옆 저수지 가장자리에 백련12주를 구해다가 심은후 그 날밤 꿈에 하늘에서 학12마리가 내려와 앉은 모습이 흡사 백련이 피어있는 모습과 같아 그날 이후 매년 열과 성을 다해 연을 보호하고 가꾸었다.
그런 정성이 헛되지 않았음인지 해마나 번식을 거듭하여 지금은 동양최대의 백련 자생지가 되었다.
또한 이 곳 마을이름이 회산(回山)으로 "온 세상의 기운이 다시 모인다"는 의미로 유래되고 있어
앞을 내다보는 옛 선현들의 높은 안목과 슬기를 엿볼 수 있다.
연꽃은 흙탕물 속에서 맑은 꽃을 피운다.
뿌리는 더러운 진흙탕에 두어도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맑고 깨끗한 꽃을 피우는 연꽃의 특성이 불교의 근본적인 가르침과 같다고 하여 불교를 상징하는 꽃이다.>
-무안군청-무안관광문화 홈페이지에서-
출렁다리에서 우연히 만난 법정스님의 글입니다.
사람에게도 그 사람 나름의 향기가 있을 법하다.
체취가 아닌 인품의 향기같은 것
그럼 나는 어떤 향기를 지녔을까?
내 자신은 그걸 맡을 수 없다.
꽃이 자신의 향기를 맡을 수 없듯이,
나를 가까이 하는 내 이웃들이 내 향기를 감지할 수 있을것이다.
심장을 뛰게하는 그 길에서마저 주저앉을 사람이라면
그 어떤 길도 걷지 못할테니까
법정스님께서는 이 곳, 무안 회산백련지를 다녀오신 느낌을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에
이렇게 표현하셨습니다.
"지난 8월 중순 연꽃을 만나기 위해 천릿길을, 왕복 2천리 길을 다녀온 일이 있다.
머나먼 길인데도 그만한 가치가 있고도 남았다. 10만 평이나 되는 드넓은 저수지에 백련이 가득 피어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그 다음날로 부랴부랴 찾아 나섰다.
전남 무안군 일로읍 복룡리 복룡저수지, 끝이 가물거리는 33만여 제곱미터 넓이에 백련이 빽빽이
들어차 있었다.
실로 장관이었다. 전주 덕진 연못은 홍련뿐인데 이 곳은 백련 일색이었다.
홍련은 흔하지만 백련은 귀하다.
그리고 꽃의 모습이 백련쪽이 훨씬 격이 있다.
어째서 이런 세계적인 규모의 백련이 지금껏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는지 그 까닭을 알 수 없었다.
(중략)
해마다 연꽃이 피어나는 7,8월이 되면 다녀가기로 마음먹고 발길을 돌렸다."
이번 무소유기행은 많은 분들의 도움과 배려가 있었습니다.
저희 맑고 향기롭게를 환영해주시고, 좋은 말씀 들려주시고, 도움 주신분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