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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 06-03-13

    관악산 생태모니터링 다녀왔어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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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오랜만에 생태모니터링 후기를 올립니다. 오늘은 꽃샘추위가 대단하네요. 관악산으로 전통생태모니터링을 다녀온 지난 3월 9일은 완연한 봄날씨 그 자체였는데..... 오전 9시 이광호 선생님만 30분이나 늦으시고 아, 심영애씨도 10분을 늦었군요. ㅎㅎ 모두 석수역에서 반갑게 만났습니다. 관악산에는 그간에 서울대 입구 쪽이나 과천 쪽으로만 갔었는데 오늘은 김지영 님의 길이 산책 수준이라 모니터링 하기 좋다는 추천에 힘입어 석수역 부근 산길에서부터 입산을 시작했습니다. 참가한 분은 윤영숙, 김지영, 김자현, 정애리, 심영애, 황은주, 송세연, 이영숙님과 저 김자경 그리고 우리의 영원한 쌤, 광호쌤 이렇게 10사람이 함께 했습니다. 우선 산길 입구에서 우선 삼막사까지 간 후에 절 경내외를 둘러보고 하산을 서울대수목원 쪽으로 하되 그 길에서 생태모니터링을 하기로 했습니다. 자, 이제는 서로서로 격려를 하며 산길을 따라 걷습니다.  산길을 따라 한참을 오르니 능선길을 만났습니다. 앞이 탁 트인 시원함을 마음껏 누리며 멀리 내려다 본 순간~ 헉~ 이게 뭡니까? 산을 싹둑 잘라내고 건물을 생뚱맞게 앉혀놓았네요. 경인교대 건물이라고 하는데..... 잘려나간 산을 보는 마음이 너무너무 아팠습니다. 솔직히 안타까운 것을 그 뿐이 아니었습니다. 평일인데도 줄지어 산길을 걷는 많은 사람들, 물론 우리도 그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만 커다랗게 라디오를, 카세트 테잎을 틀고 걷는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에 밟혀 딱딱하게 굳어지고 넓게 난 산길 때문에 관악산이 얼마나 아프고, 힘겨울까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즐거운 점심 식사 후 공부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참, 맛난 반찬들 많이 많이 싸오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 우리의 광호쌤의 칠판 대용 종이에 그림까지 그리며 소나무의 가지에는 장지와 단지가 있다는 것, 극양수인 소나무는 뿌리가 곧게 직선으로 깊이 내리는 심근성이며 표면으로 드러난 뿌리들은 그대로 적응할 것이므로 인위적으로 흙을 덮어줄 경우 자칫 나무에 치명적인 해를 끼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미 흙 위로 드러난 뿌리는 줄기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또 리기다소나무가 송충이 피해를 덜 입는 이유는 다른 소나무들과 달리 일년에 두 번 싹을 틔우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기막힌 한 마디~ "햇빛이 디자인하고, 바람이 다듬어 만들어지는 것이 바로 자연"이라는 우종영 님의 말씀..... 오늘의 어록에 기록합니다.  산을 내려오는 길에 '마애부도'라는 안내판과 함께 만난 유적입니다. 암벽을 파고 스님의 유골을 모신 마애부도라고 하는데요. 몇몇 등산객들이 돌 한 무더기를 암벽에 대고 던지기에 왜 그러나 하고 안내판을 자세히 보니 그렇게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함부로 돌을 던지지 말라고까지 적혀 있건만 그들은 그 파여진 부분에 돌을 던져 넣겠다고 그런 행동을 한 모양이었습니다. 이 무슨 행패인지...... 참~  "광호쌤~ 이런 것도 나무 열매인가요?" "아, 이건 전혀 벌레집이에요. 밤나무혹벌이라구....." 엥? 아직 잎이 나지 않은 나목 상태인 나무들에는 미처 떨어지지 않은 열매들이 종종 보였기에 이것도 열매인줄만 알았는데....... 그래서 하나를 과감히 따서 벌려보았더니만 정말 그 속에 벌레들이 꼬물꼬물하고 있더군요. 기상이변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잎이며 열매에 패해를 줘 급기야는 나무를 고사시키기도 한다고 합니다. 대체로 쇠약한 밤나무에 기생한다고 하니 아마도 그 밤나무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T T  팥배나무 열매입니다. 꼭 생긴 모양이 떡해먹는 '팥알'처럼 생겼지요!! 꽃은 5월 무렵 벚꽃 모양의 하얀 꽃이 피어난 답니다.  이 가시는 산초나무 가시라고 합니다. 얼마나 뾰족하던지 겁이 날 지경이었는데요. 향신료로 많이 쓰이는 산초나무는 꽃도 참 아름다워요. 그런 녀석이 이렇게 가시를 키우는 것은 아마도 사람들 손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자구책이 아닐까 싶네요. 참, 이 가시에는 나이테 같은 것이 있어서 나무의 나이를 짐작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돋보기로 잘 들여다 볼 것을 그랬네요. ㅎㅎ 봄기운이 완연함에도 언뜻 보기에 나무들은 아직 겨울잠을 자고 있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탱탱하게 부풀은 겨울눈들이 금방이라도 잎이며 꽃을 틔워낼 기세였답니다. 그렇게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푸른 생명을 틔워줄 그들에게 감사를 하면서 산을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광호쌤과 김지영 님의 싸인(?)이 안맞아서 정작 일행이 내려온 길은 안양유원지 쪽이었습니다. 때문에 식생 공부를 제대로 할 수가 없어 아쉬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개 산등성이 쪽으로 보이는 소나무가 관악산에서는 곳곳에서 꽤 많이 볼 수 있었다는 점과 하산길의 떼죽나무들이 줄지어 늘어서 꽃이 피고 열매가 맺으면 보기 좋겠다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서 역시 관악산에도 삼막사, 염불암, 연주암 등등 사찰들이 많았습니다만 삼막사의 최근에 이뤄졌을 것 같은 위풍당당한 불사로 일궈진 절 풍경은 보는 이의 가슴을 헛헛하게 했습니다. 느티나무와 소나무가 아름드리로 자라고 있음에도 각 전각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느낌은 거의 받지 못했습니다. 다만 천불전 뒤 창고를 가리기 위해 쌓은 듯한 기와담이 그나마 위안을 줄 뿐이었습니다. 또 삼막사에도 일주문을 볼 수 없었고 전각들도 천불전, 육관음전, 칠성각, 명부전, 삼성각 등 생소한 이름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재활용물을 이용한다는 해우소도 잠시나마 위안을 주었습니다. 염불암에서는 600년 되었다는 보호수, 피나무를 만날 수 있었으며 관악산을 일명 삼성산이라고도 하는데 그 이유는 원효스님이 삼막사를, 의상스님이 연주암을 그리고 윤필스님이 염불암을 세웠는가 하면 지공, 나옹, 무학 등 고매한 세 분 스님이 이 산에서 수행정진했기 때문이라는 재미난 고사도 알게 되었습니다. 참~ 우리가 잘 못 알고 있는 한 가지... 아까시 나무는 일년이면 1천만불의 수출을 하는 꿀을 얻게해 주는 나무라는 사실입니다. 비록 일제에 의해 우리의 소나무들이 마구 베어진 그 자리에 심어졌고 뿌리가 천근성(옆으로 넓게 퍼지는 성격)이어서 쉽게 넘어지는 탓에 위험한 나무, 혹은 조상묘까지 뿌리가 파고드는 못쓸 나무로 잘 못 알려져 있다는 점, 이번 기회에 바로 알았습니다. 곁들여서 꿀을 얻을 수 있는 밀원식물로는 5월의 아까시 나무 6월의 밤나무 7월의 피나무 8월의 싸리나무를 친다는 점도 기억해 두십시다. 이상으로 공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