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일회一期一会
12월 네째주 책읽기 모임
‘지금 이 자리에서 생사가 벌어지고 있다’
마지막 달력이 펄럭이는 걸 보니
올 한해도 다 끝나가나 봅니다.
세모(歲暮)라고 괜히 분주한 마음자락을 바라보려니
새삼 잠시 놓치고 살았던 지금 이 자리에서의 생사(生死)란 말씀에 정신이 번쩍 듭니다.
생사가 어디에 있습니까?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생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삶과 죽음도 지금 이 자리에서 일어나고,
삶과 죽음으로부터의 해탈도
지금 이 자리에서 이루어집니다.
덧없이 흘러가는 세월이라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생사가 일어남을 알아차린다면
‘살아있는 모든 것은 행복하라’하시던
법정스님의 연민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같기도 합니다.
숫자적 개념으로 본다면
한 해를 보내고 다시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엄청난 일이겠지만
순간순간 살아있음에 감사해 하며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간다면
연말연시라고 특별한 의미 부여는 없는 것입니다.
그저 이렇게 살아가고,
저렇게 사라지는 것일 뿐…
누군가가 눈사람을 보며 말합니다.
오늘은 이렇게 녹아내려 사라지는 것 같지만
일년 후 다시 오뚜기처럼 일어서게 될 것이라고.
단지 좀 긴 시간이 걸릴 뿐이라고…
<삶은 인간에게 주어진 길고 어려운,
그러나 가장 행복한 수행의 길!
지금을 어떻게 사는가가 다음의 나를 결정한다.
매 순간 우리는 다음 생의 나를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