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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 24-11-29

    법정스님 책읽기모임 11월 26일 후기

본문

일기일회一期一 


11월 네째주 책읽기 모임


늦가을 비가 내리며 길상사 도량이

낙엽길이 되어버렸습니다.

수북히 쌓인 낙엽을 밟으니

구르는 낙엽에도 ‘까르르’ 웃는다던 

소녀시절로 되돌아 가는듯 합니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은 밤사이 내린 첫눈으로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해 버렸습니다.

한순간에 세상이 바뀌어 버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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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소유상凡所有相 개시허망皆是虛妄

약견제비상若見諸非相 즉견여래卽見如來

모든 현상은 일시적인 것이지

영원한 것이 아니라는

그저 허상일 뿐이라는 금강경 구절이 떠오릅니다.

눈에 보이는 현상이 실상이 아닌줄 안다면,

진리를 볼 수 있다는 가르침입니다.


또, <반야심경>에는

‘심무가애 무가애고 무유공포 원리전도몽상’

心無罣碍 無罣礙故 無有恐怖 遠離顚倒夢想,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어야 두려움이 없어서

뒤바뀐 헛된 생각을 아주 떠난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마음에 걸림이 없으려면

그때그때 보이는 실상에 집착하지 말아야 합니다.

모두가 내가 지어내는 허상인줄을 안다면

굳이 마음의 흔적을 남기지 않을 것입니다.

이렇게 마음이 맑고 가벼워져서 바른 견해(正見)가 생기면

두려움도 없어져

뒤바뀐 헛된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말씀입니다.


하룻밤 사이에 늦가을에서 초겨울로 변해버린

영원하지 않는 실상을 지금 이렇게 체감합니다.

언제 그랬냐는듯 하얗게 눈덮인 도량엔 

눈밭을 뛰는 발걸음들로 또 다시 

‘까르르르’ 하얀 웃음소리가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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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별다른 것이 아닙니다.

매 순간 친절과 자비를 실천하는 일입니다.

행이 없고 종교적 이론만 머리에 머물러 있다면

그것은 회색 이론일 뿐입니다.

거기에는 생명력이 없기 때문에 어떤 가치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