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책읽기 모임 9월 둘째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책을 마무리 하며
어제 밤 사이 비가 흩뿌리더니 오늘은 가을을 머금은 햇살이
맑고 투명합니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이란 비유는
그 어떠한 것에도 집착하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마치 빗물도, 햇살도 그저 지나갈 뿐이듯이…
우리가 경전을 읽고 스님의 글을 읽는 것은
그저 지식이나 지혜를 얻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하루 세 끼 밥을 먹듯이 영혼의 양식을 먹는 일 가운데 하나 입니다.
읽고 또 읽어 음미하며 인생을 더욱 곱고 향기롭게 꽃피울 수 있다면,
어쩌면 삶 그 자체가 참 경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햇살에 반짝이는 나뭇잎 사이를 스치며 지나는
바람을 바라 봅니다.
Who Has Seen the Wind?
(누가 바람을 보았을까?)
-크리스티나 로세티-
누가 바람을 보았을까
나도 아니고 당신도 아니지:
그러나 나뭇잎들이 흔들릴 때
바람이 지나가고 있는 거지.
누가 바람을 보았을까
당신도 아니고 나도 아니지:
그러나 나무들이 고개를 숙일 때
바람이 지나가고 있는 거지.
나뭇잎을 흔들고 고개 숙이게 하지만
흔적도, 보이지도 않는 바람처럼
어디에도 걸림이 없고 집착함이 없을 때 우리는
맑고 향기로운 자신만의 신선한 뜰을
가꿀 수 있을 것입니다.
<번뇌건 집착이건 일어나는 근원을 살펴
거기에 물들거나 얽매이지 않으면
사람은 본래부터 지녀온 자신의 천성을
드러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