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中企 '세계를 품안에' <11> 영창신기술-신발 부품
충격흡수 뛰어난 신소재 개발 나이키도 '굿'
20일 경남 김해시 안동 영창신기술 공장에서 직원들이 신발부품 소재 생산작업을 하고 있다.
# 3년간 13억 투입한 '루나라이트'
- 에어백보다 가볍고 마모성 좋아
- 주요 생산품의 90% 이상 납품
- R&D센터 5개팀 체계적 지원
영창신기술은 세계적인 스포츠브랜드 나이키 제품 전문회사로 지정될 만큼 기술력과 시장성을 인정받은 신발 전문 기업이다. 지난 1997년 설립됐으며, 소재개발 전문회사인 와이씨텍과 베트남 현지 공장 등을 아우르는 영창그룹 내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주요 생산분야는 미드솔(신발 중창)과 사출공법 및 몰드 기술 개발이며, 생산품의 90% 이상을 나이키에 납품하고 있다.
최근 회사에서는 주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3년간 13억 원을 들여 쿠션 기능의 에어백을 대체할 수 있는 신소재 '루나라이트(Lunarlite)'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루나라이트는 에어백보다 가볍고 충격흡수 능력이나 마모성 기능이 훨씬 뛰어난 제품으로 이미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한 데이터까지 갖춰 성능을 입증했다. 박수관 회장은 "나이키에서 기존 에어백이 들어가던 제품을 루나라이트로 교체할 뜻을 밝히고 생산설비 증설을 요구하는 등 신소재 개발로 인한 효과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신발업계에서 주요 부품의 신소재 개발에 성공하려면 그만큼 기술력과 시장 예측력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신발산업은 워낙 유행이 빠르고 베끼기 쉽기 때문에 남들보다 늘 한 발 앞서 나가지 않으면 시장을 빼앗기기 십상이다.
이러한 시장에 대처하기 위해 업체에서는 더욱 철저히 기술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회사 내 R&D센터는 모두 5개의 팀으로 ▷기술지원 ▷컬러연구 ▷신소재개발 ▷연구분석지원 ▷몰드개발 등 체계적인 지원체제를 갖추고 있다. 1000여 종의 컬러를 매칭할 수 있는 시설을 비롯한 첨단 장비들도 구비해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기술개발 능력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매년 매출액의 10% 이상을 기술개발에 투자할 정도로 R&D에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이와함께 베트남 현지에 설립한 공장에서는 월평균 140만 족 이상의 신발 완제품과 350t 이상의 신발혼합재료 컴파운드를 나이키 등 세계적인 회사에 공급하고 있다. 즉,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모두 갖춘 셈이다.
박 회장은 "앞으로 친환경 실버 시장의 성장과 함께 신발산업 역시 기능성 신발로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끊임없는 투자를 통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소재개발 능력을 잘 활용한다면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 영창그룹 개요
▶ 계열사 : 영창신기술, 와이씨텍, 와이씨텍베트남, 동원중공업
- 영창신기술:1997년 1월, 신발용 미드솔 등 신발 부품
- 와이씨텍(YC-TEC):1999년 8월, 신발소재 연구소
- 와이씨텍베트남:2002년 1월, 해외 생산기지
- 동원중공업:2007년 11월, 조선기자재
▶ 직원:1450명(국내 600명, 베트남 850명)
▶ 본사:경남 김해시 안동 540-3
▶ 매출:1200억 원(2008년 예상)
# 부산 신발산업 재도약 헌신
- 박수관 회장 사회봉사에도 앞장
영창신기술 박수관(58·사진) 회장은 20년간 부산 신발산업의 주축을 이루며 지역 경제에 이바지해왔다. 또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몸소 실천하는 기업인이다. 그는 지난 1997년 영창신기술을 설립한 이래 신발 부품과 완제품을 생산하는 와이씨텍(YC-TEC), 와이씨텍 베트남, 동원중공업 등을 이끌고 있다.
회사 설립 이래 세계적인 메이저사와의 거래를 통해 업계 대표 기업으로 자리잡은 만큼 그는 쇠락한 신발산업을 일으키는데 앞장섰다. 지난 1999년 100개 업체를 모아 '부산 신발지식산업협동조합'을 결성하고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신발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산학협력을 통해 중소기업의 기술력 향상에 힘썼으며, 세계 곳곳에 해외시장개척단을 파견해 판로개척에도 적극 나섰다.
영창신기술 내 R&D센터에서 연구원들이 신소재 개발을 위해 연구하는 모습.
업계에서는 우수한 기업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역 사회에는 오히려 꾸준한 사회봉사 활동에 앞장선 기업가로 유명하다. 대표적인 것이 19년째 운영하고 있는 '(사)맑고 향기롭게 부산모임'을 통한 사회 봉사활동이다.
(사)맑고 향기롭게 부산모임은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결성된 민간사회단체로 회원수만 4만5000명에 달한다. 독거노인같은 소외계층을 지원하면서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도 전달하고 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지난 6일 부산시로부터 '부산문화대상 지역사회개발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박 회장은 "내가 번 만큼 돌려주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사회봉사활동이 25년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도움이 필요한 더 많은 곳을 찾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 입력: 2008.10.20 2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