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베드카르>를 읽고 소감을 나누기로 한 7월 부산 독서모임에는 변함없이 김순덕, 유재경 회원님이 참석해주셨습니다.
암베드카르가 살던 당대의 인도의 현실과 크게 달라짐이 없는 오늘날의 인도 현실을 보며 회원님들께서는 암베드카르의 정신과 일생을 인도인들은 너무 쉽게 잊어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을 많이 표현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 또한 뜻높은 삶을 살아가신 분들의 정신을 쉽게 망각하며 살아간다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또한 '크게 바꾸지 않으려면 쉼없이 수리하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는 책 속의 구절을 매순간의 생활 속에서 되새겨보아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김순덕 회원님
한 인간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암베드카르처럼 철저히 살다 갈 수 있을까. 먼저 그의 영혼에 존경과 찬탄을 보낸다. 우리가 흔히 지식인, 지식인하는데 정말로 참 지식인이란 그처럼 자신의 모든 지식과 지혜를 오로지 이 세상에서 소외된 이들을 구하고자 하는데 힘 모음에 한 치의 망설임 없는 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나는 그가 불가촉천민으로 받은 온갖 학대와 억압과 굴욕의 안타까움보다 그의 전 삶을 보면서 ‘참 잘 살았다’하는 부러움이 앞선다. 그리고 그가 인도의 뿌리깊은 카스트 제도의 폐해와 사회의 온갖 부조리에 맞서 투쟁함을 보면서 우리가 얘기하는 사회의 부당함은 어쩌면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닌 그냥 체념하고 살아가는 바로 나와 너 우리 모두의 책임이 아닐까 하는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불현듯 그에게 묻고 싶다. "Were you happy?"
김윤정
암베드카르라는 낯설고 발음하기조차 어색한 한 인물을 만났다. 그의 생애와 업적을 통해 우리에게 낯익은 간디라는 인물의 삶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역사적 기록이라는 것이 서술하는 입장과 시각에 따라 다르게 작성되고 보존될 수 있음을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 그리고 선각자적이고 쟁취적인 한평생을 살다간 암베드카르의 고단했던 그러나 가치로운 삶에 대해 조심스럽게 느껴보았다. 얼마나 외로웠을까.......
우연의 일치인지 그의 생일이 부처님의 생일과 같다는 점, 인도에서 태어났다는 점, 그가 죽던 해에 불교로 개종했다는 점 등을 통해 불교와 오랜 생을 거쳐 깊은 인연을 쌓은 분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의 서술이 평전 형식을 가지므로 암베드카르에 대한 작가의 예찬적 배경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전체적인 책의 내용에서도 그러한 면은 충분히 드러나고 있었으나, 작가의 주인공에 대한 반복적으로 쏟아 부어놓은 수식어 속에 암베드카르라는 위대한 인물의 구체적인 업적은 오히려 가려지고 묻힌 듯한 단점을 갖고 있다.
그리고 소위 말해 ‘개천에서 용난’ 것과 같은 그의 성장배경 또한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인물로 비약감을 느끼게 하였고, 운좋은 인물로 비춰질 수 있게 하였다.
그리고 전체적인 글의 구성이 몇 개의 작은 보고서나 논문을 합쳐놓은 듯한 느낌을 내내 지울 수 없었다. 더군다나 주인공에 대한 업적 예찬이 대부분이고 가족이나 아내 일상생활이나 결혼생활에 대한 내용은 아예 배제되어 있어 주인공의 인간적 면모를 엿볼 수 있거나 정서적 감흥이 일어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