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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 06-11-27

    2006년 11월-<그 다음은, 네 멋대로 살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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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부산모임의 11월 독서모임은 24일(금), 사무국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이 달에는 유재경, 김순덕 회원님과 강희정 간사와 저까지 4명이 마주앉았습니다.

우암 선생의 저서를 읽으면서 책 내용에 언급되었던 자신에게 감명깊었던 책들과 죽음에 이르기 전에 꼭 해볼 일들 목록을 놓고 이야기하기도 했으며, 독서모임을 마친 후 함께 맛있는 저녁식사를 하며 여담을 즐기기도 했습니다.

독서모임 후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유재경 회원님


이 책은 우선 샘터와의 추억을 생각게 한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우리집 책꽂이에는 언니들이 다달이 사놓았던 샘터가 늘 있었다. 그래서 늘 샘터를 읽고 지냈고, 나중에 내 자신이 직접 많이 사보기도 했는데 언제부터인지 읽지 않게 된 것이 여러 가지 읽을 거리 때문에 관심이 멀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샘터 12월호를 사서 대충 읽어보았다.

역시 변함없는 최인호 작가의 가족은 즐겨 읽었던 내용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 다음은, 네 멋대로 살아가라>는 짧은 단락으로 되어 있어서 부담없이 재미있게 읽었고 그 때 그 때의 이슈를 주제로 쓴 글에는 거부감이 있는 내용도 있었으나 대체적으로 따스한 느낌을 주는 내용들로 되어 있는 것이 결국 샘터가 지향하는 바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피천득, 길옥윤 선생에 대한 내용은 바삐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한 발 멈추고 쉬어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 같다. 아마 전체적인 내용이 그러하지 않는가 싶다.


-김순덕 회원님


각 단락마다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기며 읽는 이들에게 뭔가를 넌지시 던지는 것 같다. 그냥 평범하게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삶 속에서 무엇인가를 발견한다는 것이 어쩌면 사치로 내비쳐질지 모르겠지만 또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삶은 단순하면서도 녹록치 않는 것 같다. 배워도 배워도 끝없는 이 인생의 여정 앞에서 나는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때론 할말이 너무 많아 침묵할 때도 있지만 바로 그 침묵과 싸우고 있는 나를 발견할 때면 나는 과연 내 멋대로 살고 있는지 돌아본다.


-강희정 간사


책을 읽기 전에 가졌던 막연한 기대감 때문에 책을 읽으며 얻어야 했던 점들, 지은이가 주고자 했던 것들을 잘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책을 다시 한 번 읽으면서 지은이가 주고자 했던, 지은이가 전달하고자 했던 이야기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 한 번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 것이 참 힘들던데...

본문 중에서 마음에 남았던 부분을 간추려 보면. 사람이란 알랭의 말처럼 자기만의 생각으로 자신을 해치는 ‘위험한 특권을 가진 동물’ 인가 보다. “신이 우리에게 절망을 보내오는 것은 우리를 죽이려고 해서가 아니라 우리 속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서입니다”라고 헤세는 읊었습니다.


-김윤정 과장


“최고를 보면 절로 사물을 보는 눈이 생긴다. 중급 정도의 것을 아무리 많이 보아도 사물을 보는 눈은 달라지지 않는다.” 최고 정상의 작품이나 인물을 대하면 그 밖의 것은 절로 대수롭지 않게 보인다는 뜻이기도 하다..는 구절 속에 <그 다음은, 네 멋대로 하라>를 통해 우암 김재순 선생이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뜻이 함축되어 있다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우암 선생은 역사상 뛰어난 인물, 성공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우리 젊은이들에게 많이 들려주셨다.

그리고 오늘날 안일한 삶을 살려는 청년들에게 두 눈 맑고 밝게 크게 뜨고 더운 땀 흘리며 바른 정신으로 열심히 살아갈 것을 당부하고 계신다.

시종일관 이어지는 그러한 우암선생의 인생철학과 경험이 담긴 따뜻한 말씀과 교훈이 내 마음을 울리고 전해지기 시작한 것은 책의 후반부쯤에서이다.

왜 그렇게 더뎠을까 잠시 짚어보았다.

어쩌면 전반부에는 일본, 미국, 영국 등 소위 말하는 선진국, 서양의 강대국에서 일류적, 혹은 엘리트적인 삶을 영위한, 유명한 그러나 심적 거리가 다소 먼 이들의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었고 그것에 대한 개인적 거부감 때문이라 여겨졌다.

그러나 후반부에는 평범한, 그리고 한국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들이 많이 소개되어 공감이 쉽게 형성되었던 것 같다.

<샘터>는 개인적으로도 매월 접하는 월간지이고, 특히 뒷표지글은 항상 제일 먼저 챙겨 읽는 글이었기에 친숙함이 있다. 책을 읽으면서도 기억나는 글들을 만나면 반갑기도 했고, 그 글이 쓰여질 당시의 시대적 상황들도 상기되어 새삼스러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찌되었건 우암선생의 글 속에는 인생을 먼저 살아내신, 그리고 멋지게 잘 사신 분의 지혜와 격려가 담겨 있음을 우리는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그래서 그 분의 인생 응원가는 참지고 주옥같다. 기억에 남는 응원들을 되짚어 본다.


“참다운 교양이란 사물을 보되 언제나 전체를 바라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전체를 바라본다는 것은 돌고 도는 세상, 변해가는 모든 사상을 제행무상의 심정으로 대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교양이 몸에 벤 사람은 어떤 모양으로든지 그 교양이 겉으로 나타나는 법이다. 좋은 사람, 마음이 착한 사람은 생각이 깊은 품성의 소유자이리라.”


“일류 인물과 이류 인물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일 큰 차이는 겸허입니다. 겸허한 사람은 자기가 알고 있는 한계를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오늘날 절실히 필요한 것은 표면적인 종교나 예술의 유행이 아니라 감동하는 것, 사랑하는 것, 희망하는 것, (감격하여) 몸을 부들부들 떠는 것-그리고 사는 것이다. 예술가이기 이전에 인간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