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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 07-05-16

    2007년 4월-<선비답게 산다는 것>

본문

선비답게 산다는 것은 읽고


유재경 회원님


평소에 선비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는데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도 같은 생각이 든다. 선비란 현실과 동떨어진 고루한 사람이 아니라 깨어있고 사회에 이바지하는 사람이다.

가끔 자신의 공부만 중요시하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나는 선비입네 하는 것을 보는데 잘못 된 것 같다.

시대적 배경이나 상황에 차이가 있겠지만 진정한 선비란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가장 가까운 가족, 이웃을 배려하고 그 시대의 선구자적 삶을 사는 사람들일 것이다.

우리 역사를 보면 실지로 그런 예가 많았다.

실학으로 백성을 일깨우고 나라가 어려울 때 의병을 일으키는 등 모두가 선비들의 힘이었다. 선비란 과거의 유물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 이 시대에도 선비는 있을 것이고 선비들의 역할이 필요하다.

도덕이 무너지고 많은 것들이 대립하고 있는 지금 더욱 더 진정한 선비가 많이 배출되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여자들의 삶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여성의 교육과 사회활동의 기회가 없었던 시대에 끼와 소질을 억제하면서 남성들에 대한 내조로 평생을 보냈던 우리 조상들의 희생에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남성들의 뒤에서 선비들을(남편, 자신) 만들어 냈던 여성들이 진정한 선비가 아닌가 싶다.

책 내용 중에 특히 감동적인 인물은 흠영이라는 일기를 남긴 요절문인 유만주이다. 그 분이 썼던 일기가 정조시대의 살아있는 역사라고 할 만큼 모든 생활의 세세한 부분까지 자세히 썼다하니 지금 그 자료가 남아있는 것이 무척 다행하고 고마운 일이다. 그 분은 글로써 사회에 이바지한 진정한 선비이다.

책을 다 읽고 난 뒤 스님께서 이 책을 추천한 진정한 뜻을 알게 되었다. 너무 삭막하고 물질추구에만 모든 관심이 쏠려있는 현대인들에게 옛 선비들의 정신을 되새겨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돌아보라고 추천하신 것 같다. 옛 선비들의 정신과 스님의 뜻을 가끔씩 새겨보아야겠다.


강희정 간사


나에게 ‘선비’라는 단어는 그 단어가 가진 원래의 뜻이나 의미와는 상관없이 부정적인 의미였다. 선비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예전 조선시대에 책상 앞에 앉아 상체를 좌우로 흔들며 책이나 읽고 유람이나 다니고 일도 하지 않는 그런 그림들이 떠올랐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선비에 대해 막연히 가지고 있던 생각들이 변화한 것 같다. 정확하게 사전에서는 선비를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다시 선비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자신에 삶에 최선을 다한 참 멋진 사람들이다.

나도 그런 선비들의 모습을 닮아 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되고, 지금 현재에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더 해본다.

책에 소개되었던 많은 선비들이 참 독특하게 다가왔지만 그 중에서도 동짓날과 제야에 인생의 전기를 꿈꾼 이옥과 편지로 자신의 운명을 위로했던 이규보의 나에게 부치는 편지가 참 흥미로웠다.

내 인생의 전기는 무엇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또 어떤 일이 내 인생의 전기가 될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도 나에게 편지를 한번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위로가 될지 반성이 될지 모르겠지만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김윤정 과장


‘선비답다’는 말에 담긴 뜻을 생각해보는 시간들이었다.

우선 선비라는 단어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았다. 첫째 지난날 학식은 있으나 벼슬하지 않은 사람, 둘째 학덕을 갖춘 이 또는 학문을 닦는 이, 셋째 어질고 순한 사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어쩐지 선비라는 단어는 고리타분함, 나태함, 게으름이라는 이미지와 함께 연상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어쩌면 선비답다는 것은 스스로보다는 타인에 의해서 인정되고 평가되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므로 어느 한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 속에, 의식 속에 선비다운 이를 선비답게 여길 줄 아는 것이 참 소중하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똑같은 사람에 대한 평가도 사람마다 제각기 다르지 않는가. ‘선비답다’는 게 무엇이라 생각하는 지를 서로에게 물어보았다.

당연히 서로 다른 답이 나왔다. 나는 인생의 중심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라고 답을 했던 것 같다.

이 시대는 선비가 희박해진 정도가 아니라 이제 더 이상 없지 않는가, 이 시대에 맞지 않는 말이지 않는가 하는 의견들을 나눌 때, 나는 이 시대에도 여전히 중심을 갖고 짬지게 삶을 일구는 사람들은 곳곳에 있다.

다만 그들의 가치를 눈여겨 보거나 그런 삶의 방식을 귀하게 여기는 인식과 시선들이 사라진 것이지 않는가라고 생각해보았다.

이 시대의 선비 중 한 분이자 호고벽을 가진 안대회 교수님과 법정스님 덕분에 우리 선조들의 위트, 해학, 그리고 취미생활 등을 잠시나마 돌아볼 수 있게 되고, 이 시대에 곳곳에 중심을 가지고 살아가시는 숨은 ‘고수’들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들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