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기부문화 캠페인
'아름다운 마무리 '
5월 결연대상자 - 김정희 어르신
처음 뵐 때부터 한 눈에 어르신의 병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팔 다리가 옷에 걸쳐져 있는 듯 가녀린 몸은 앞으로 굽어져 있어 언제 쓰러질지 모르게 불안했습니다. 망막수술로 초점 잃은 오른 눈은 4급 판정을 받았고 왼눈으로만 희미하게 사물을 구분합니다. 얼굴은 푸석푸석하여 생기를 거의 느낄 수 없었지요. 혈액 속에 있는 노폐물을 콩팥이 걸러주어야 하건만 그러질 못해 14년째 투석을 받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뿐만 아니라 물도 많이 먹으면 콩팥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약 먹을 때 외에는 드실 수가 없습니다. 노폐물은 사우나에 가서 땀으로 배출해야 하지요.
어르신의 팔을 보면서 또 한 번 놀랐습니다. 혈액 투석을 위해 팔의 동맥과 정맥을 연결해놓은 동정맥루 자리가 확연하게 드러나 있었던 것이지요. 투석을 하려면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양의 피를 빼 노폐물을 걸려내야 합니다. 그 다음에는 깨끗해진 피를 몸속에 다시 집어넣어주어야 하지요. 이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동정맥루 수술을 한 것인데 그러다보니 커진 혈관이 피부 위로 솟아나오게 되어 부풀어 오른 것처럼 보였습니다.
김정희 어르신은 올해 65세로 술 주사 심한 남편과 20년 전에 이혼했습니다. 세 딸 중에 둘째와는 10년 전에, 셋째와는 7~8년 전에 헤어졌어도 든든한 장녀의 보살핌이 있었지요. 하지만 사위가 추간판 탈출증 일명 허리디스크로 아픈데다가 생계를 책임지던 장녀마저도 같은 병으로 회사를 그만두면서 빚이 3300만원이 되고 맙니다. 갚지 못하니 둘 다 신용불량자가 되었지요. 손녀딸도 학교를 다니며 840만원의 학자금 대출을 받았지만 졸업을 뒤 직장을 얻지 못하고 백수상태입니다. 중학생인 막내 손자는 집안 분위기가 불안하다보니 정신과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어르신은 3년 전에 홀로 나와 생활하시게 됩니다. 따님이나 사위가 나가라고 직접적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둘이 매일 싸우는 모습을 더 이상 어르신은 지켜볼 수가 없으셨지요. 5식구가 14평짜리 집에서 살다보니 어르신은 베란다에서 눈칫밥 먹으며 살아야만 했습니다. 집을 나갈 때는 걱정이 되었지만 막상 나오고 보니 눈치 볼 사람이 없어 행복했다고 하십니다. 가슴이 조마조마해서 먹은 것도 소화되지 않았기에 체중이 34킬로까지 빠지셨지요.
고통스러웠지만 기쁜 소식도 있었습니다. 김정희 어르신은 장위동에서 2년을 살고 작년 5월경에 수급권자가 되었는데 수급권자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영구임대 아파트에 당첨되셨습니다. 내 집이 생기니 안 먹어도 배부르고 아파도 마음이 편하니 살이 붙었습니다. 체중이 43킬로까지 늘었지요. 하지만 이 기쁨도 잠시였습니다. 올 3월부터 수급금이 줄어든 것입니다. 기초연금과 장애연금은 그대로인데 20만원 가까웠던 생계급여가 2만원대로 깎였습니다.
줄어든 수급비로는 투석하고 버스를 타고 집에 올 수가 없어 걸어 다녀야만 합니다. 전기세가 아까워 밥을 다 하고나서는 코드를 뽑아 놓습니다. 밥은 밥그릇에 담아 찬밥을 드시지요. 우울증이 심해 8년 전에 농약을 먹었는데 죽지 않더라며 죽는 것도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고 한 숨을 내쉬십니다. 이런 어르신에게 1150원의 버스비가 되어주시고 월 1만원의 전기세가 되어 주십시오. 건강을 되찾아 오래 사실 수 있도록 힘이 되어 주십시오.
* 다음 희망해 서명
"어르신에게 1150원의 버스비가 되어주세요."
http://hope.daum.net/donation/detailview.daum?donation_id=109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