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8년째 자살률 세계 1위라고 합니다.
자살자 수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급격히 늘어 2004년부터 최근 8년 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2010년 현재, 한 해 동안의 국내 자살자는 1만 5,566명으로 집계되었습니다.
매일 42.6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셈입니다.
한편, 2010년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교통사고 사망수는 11.26명.
같은 기간 한국인의 자살률은 10만명당 33.5명이었습니다.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수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의 3배에 이르는 상황입니다.
OECD 회원국 중 자살률 2위인 헝가리는 23.3명, 3위 일본은 21.2명, 미국은 12.0명, 영국은 6.7명, 독일은 10.8명, 프랑스는 16.2명, 스웨덴은 11.7명, 그리스는 2.2명으로 다른 회원국(평균 12.8명)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습니다.
자살 원인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경제적 어려움’이 주요 원인으로 나옵니다.
경찰청의 2010년 분석에 따르면 정신적 문제(29.5%), 질병(23.3%), 경제적 어려움(15.7%), 인간관계(15.0%) 순이었습니다.
40~50대 연령층에선 '경제적 어려움‘이 자살 원인 1위로 부상합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70~79세 연령층에서 자살률이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2001년 43.9명이던 이 연령대의 자살률은 2010년 83.5명으로 증가했습니다.
같은 연령대의 남녀를 구분하면 남자 자살률은 143.1명, 여자는 43.6명이었습니다.
결국 똑같은 이유에 처해 있어도 남자가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가 3배 이상 높다는 것입니다.
2010년 자살자 1만 5,566명 중 28.1%(4,378명)가 65세 이상 노인입니다.
노인 자살률은 10만명당 81.9명으로 전체 평균(33.5명)의 2.6배나 됩니다.
특히 80세 이상의 자살자 수는 1,119명으로 10대 청소년(353명)의 3배에 이르렀습니다.
이는 노인 자살률이 전체 자살률보다 낮아지는 세계적 추세에도 역행하는 모양새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노인 자살의 주요 원인은 △경제적 빈곤 △신체적 질병 △사회적 고립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노인들의 경우 자살 성공률(31.8%)도 다른 연령층보다 4배 정도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음독이나 투신 등 그만큼 극단적이고 치명적인 방법을 택한다고 합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노인 자살자의 56%가 농약을 자살 도구로 사용합니다.
도시에 비해 농촌지역에서 노인 자살률이 높다는 점도 주목됩니다.
충남의 노인 자살률은 10만명당 123.2명이었지만 서울은 65.1명이었습니다.
앞에서 살펴본 대로 노인 자살률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지만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많이 부족합니다.
하규섭 한국자살예방협회장(서울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자살률 증가 추세를 조기실직, 부의 양극화, 경쟁심화 등 패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한국사회의 한 단면’이라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사회문제로 부각된 자살 문제 해결을 위해 성북구자살예방센터, 서울시자살예방센터, 중앙자살예방센터 등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살 고위험군 대상자를 우울증이라는 단 1가지의 원인이나 징후로 파악하고, 자살을 정신적 문제로만 규정하기에는 결코 단순해보이지 않습니다.
‘한 번 쓰러지면 재기가 불가능하다,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절망을 선택하려는 상대적 박탈감과 사회안전망의 부재가 근본 원인이라는 판단을 갖게 됩니다.
매주 1회, ‘맑고 향기롭게’에서 밑반찬을 받고 계신 어르신 및 장애인 특히 독거노인들에게 자원봉사자 11명이 전화말벗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이분들이 자살 문제를 해결하고 계신지,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고 계신지 정확히는 그 효과를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분들이 국가나 가족을 대신해서, 혹은 보완하는 작은 업(業)으로서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중인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이 까르마는 늘 변화(諸行無常 諸法無我)하는 우리들 삶의 경계 속에서 이에 얽매이지 않고, 한 순간 절망에 따른 우발적인 자살을 예방해주실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이 11분의 원력 보살님들이, 자매님들이 항상 건강하시기를 가슴 속 깊은 곳에서부터 기원합니다.
11분의 전화말벗 자원봉사자들께서 지난 한달 동안에도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애정이 많으셨습니다.
지난 10월 18일 목요일, 세계일화실에서 진행된 봉사자 간담회 회의록은 이미 이메일로 각 봉사자별로 전송해드렸습니다.
늘 건강하신 모습 그대로, 그 목소리 그대로 다음달에 다시 만나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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