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1,2,3,4가동 주민센터에 매주 25개의 밑반찬이 전달되고 있습니다.
이중에서 16개는 종로구 돈의동에 살고 계시는 대상자들의 몫입니다.
전화말벗 자원봉사자이신 이찬희 회원님의 추천으로 돈의동에 살고 계신 대상자 한 분을 직접 찾아뵈었습니다.
저희 ‘맑고 향기롭게’에서 밑반찬을 배달받으시는 분은 419명, 그중에서 전화말벗 봉사가 제공되는 분들은 106명, 이중에서 다시 사례관리 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해 17명에 대한 초기상담을 진행한 바 있었습니다.
전에 서울 소재 달동네, 산동네를 몇 군데 방문해보면 그 곳에서 정감을 발견하곤 하였습니다.
똥구멍이 찢어지게 가난했지만, 이들은 가족을 일구고 희망을 쫓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방치되어 있는 아이들이라고 할 수 있었지만, 어린 아이들은 골목 어귀에서 힘차게 뛰어놀았습니다.
미국의 흑인 거주 슬럼가처럼 치안을 염려할 정도의 어두운 그림자가 연상되진 않았습니다.
피난민들이 일시적으로 모여사는 곳처럼, 체념이 의식을 결코 지배하진 않고 있었습니다.
일례로 부산 사하구에 소재한 감천문화마을은 이제 우리 시대의 자각과 성찰을 드리우는 성지 순례지로 새롭게 변모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서울 시내 한복판 돈의동에서 새롭게 형성된 쪽방촌을 마주하였습니다.
원래 이 일대는 작은 시장터였는데, 사창가로 변모했다가 지금은 고시원 생활조차 부담이 되는 분들이 함께 모여 살고 계셨습니다.
지역주민은 600명이 넘습니다.
서울 외곽은 아파트촌으로 개발이 되었지만, 마치 등잔 밑인냥 화려한 단성사와 피카디리극장 바로 옆에는 이렇게 또 하나의 세계가 이웃하고 있었습니다.
쪽방은 0.7~1.2평 정도로, 성인 한 명이 겨우 잠을 잘 수 있는 작은 방입니다.
방안은 좁은 벽 쪽에 판자로 된 선반과 이불 하나가 전부인 작은 공간입니다.
건물은 욕실이나 화장실 등 별도의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습니다.
쪽방 지역주민들은 대체로 생활이 불안정하고 일용직 등과 같은 이동성이 많은 직업을 가지고 있거나 장애인, 독거노인 등 도시 극빈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희 ‘맑고 향기롭게’에서 초기상담한 대상자 역시 공동화장실 사용은 아예 포기하고 인근 탑골공원 내 화장실을 이용하고 계셨습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방 앞에 배치된 수도 배관 하나가 유일한 주방이자 욕실이었습니다.
종로(돈의동) 쪽방 지역은 1,000평 정도의 대지 위에 건물 86개가 있으며, 방은 753개입니다.
건물내부는 가파른 계단과 좁은 통로 사이에 벌집 형태로 빼곡히 들어서있는 구조입니다.
쪽방 지역주민 중 30%가 국민기초생활수급자이며, 40% 이상이 일용직 근로자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쪽방 지역주민 중 60% 이상이 관절 및 위장, 간질환, 당뇨 등의 질병을 앓고 있어 의료적 접근 및 다양한 사회복지 서비스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마침 후원품으로 답지된 10kg포장 쌀 6포가 있어서 1포는 저희 전화말벗 대상자에게, 나머지 5포는 돈의동사랑의쉼터에 작은 마음을 전달하였습니다.
저희가 만난 전화말벗 대상자는 74세 독거노인으로 이번 추석 명절에도 고향을 찾지 않으십니다.
친지들이 살고 계시지만, 아무도 몰래 부모님 산소만 몇 번 다녀오신 적이 있습니다.
한가위 보름달은 우리 모두에게 ‘나는 누구인가’를 그대로 비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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