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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 12-06-16

    '선자령 풍차길' 참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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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자령 풍차길‘ 참가기

-장일명(우은숙 씨 남편)-

그동안 따라다닌 숲 기행의 어느 길도 만족 아닌 곳이 없었는데 이번 ‘선자령 풍차길’은 남다른 것이었기에 PC 앞에 앉게 되었습니다.

길(道)은 길(吉)합니다. 누군가 그 길을 처음 열었고, 그 뒤로 많은 사람이 그 길 위에 발자욱을 남겼으며, 오랜 세월의 길이만큼 여러 많은 사연을 담고 있는 길(道)이기에 길(吉)합니다. 강릉 휴게소의 위령탑과 관련된 나무를 자르지 말 것을 현시한 공사장 인부의 꿈 이야기. 그럼에도 나무를 자름으로 공사에 참여했던 모든 사람이 죽었다는 이야기도 길이 담고 있는 사연이겠습니다. “오래된 생명은 신령스런 부분이 있다.” 는 박희준 선생님의 멘트처럼, 오래된 길(道), 생명의 길 또한 신령한 부분이 있으며, 그래서 길(吉)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혼자가 아닌 함께 걷는 길이기에 그 걸음이 남다릅니다. 혼자 걸어도 나 혼자가 아닌 ‘또 하나의 나’ 와 함께 걷는 길(道)이기에 걸으면서 걸음[傑音,뛰어난 소리]을 되새깁니다.

숲길은 숨길[=숨결=호흡]입니다. 숲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 숨[=호흡]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며 우리를 살아있게 해줍니다. ‘붉은 토끼풀’ 로 시작해서 ‘신갈나무’ ‘조릿대’ 까지 오늘 새롭게 배운 식물 종(種)이 스물다섯 개를 넘습니다. 아주 작은 것들 약한 것들이지만 그들이 숲을 이루면서 숨[=호흡]을 주며, 쉼[=휴식]을 줍니다. 오늘 박희준 선생님의 결정적인 멘트인 “양보하면서 사는 것이 숲이다.” 는 많은 가르침을 줍니다. 경쟁이 아닌 양보의 삶, 그러면서 어우러지는 삶. 그래서 숲길은 길(吉)합니다. 숲길에서 숨결을 느끼며, 숨과 쉼을 얻기에 길(吉)합니다. 걸음을 옮기면서 걸음[傑音]을 되 뇌이기에 숲 기행은 놓치기 싫은, 끝까지 함께 하고픈 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