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충청도 지역은 오전 일찍 비가 그친다고 했습니다.
설마 이 가을날 비가 올꺼라고는 생각도 안하고 있던 차라
일기예보를 보면서 어이가 없었습니다.
혹시나 악몽이 되살아나려나….
졸린 눈 비벼가며 달리고 달려 길상사에 도착하니
박희준 쌤은 벌써 와 계십니다.
함께 부처님께 꾸벅꾸벅 인사 올리면서 아부도 살짝 했습니다.
오늘 날씨 좋게 해 주실거지요오~ 하구… ^ ^
결석자 한 사람 없이 45인 만석을 채우고 출발~
모두가 낯익은 얼굴들입니다.
종전과 달리 국도변 길가에서 하차했습니다.
매번 그랬지만 충청도 권이다 보니 한 숨 눈 붙였는가 싶은데
벌써 도착이라고 내리라고 합니다. 모두가 허둥지둥….
오늘은 충북 청원군 미원면 일대를 흐르는 ‘달천’을 따라 걷습니다.
조선 3대 명수라 불리는 달천은 굽이굽이 흐르며 여울을 만들고
깎아지른 절벽을 멋들어지게 디자인해 놓기도 했으며(옥화9경)
길가에 작은 풀꽃들을 숨겨 놓기도 했습니다.
고려엉겅퀴도 찾고, 쑥부쟁이도 찾았습니다.
마을길도 가고, 물가를 따라 걷기도 하고,
산길로 접어들어 마른풀 헤치며 앞으로 나가기도 했습니다.
멀리서 달천의 흐름을 바라보기도 했고
바로 곁에서 함께 하기도 했으며,
높이 올라 그 굽이쳐 흐르는 물길을 하염없이 내려다보기도 했으며
바지 높이 걷어 올리고 물살 거슬러 건너기도 했습니다.
바람에 일렁이는 물살도 보았고,
하늘 담아 한껏 푸르러진 수면도 보았고,
여유자적 무심히 연이어 흘러갈 뿐인 물도 보았습니다.
높다란 파란, 찬란한 가을 하늘도 보았고,
순간 시커먼 구름으로 뒤덮인 음울한 하늘도 경험했고,
세찬 바람에 제 품으로 높이 낙엽들을 쓸어 올려 안는 심술궂은 하늘도 보았으며
따스한 햇살을 누런 황금들녘에 쏟아 붓는 넉넉한 하늘도 만났습니다.
우리네 삶도 이와 같겠지요.
맑은 날도 있고, 바람 불고, 비 오고, 흐린 날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 지나갑니다.
그 순간순간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으려 우리는 달천을 따라 걸었던 건 아닌지…
함께 걸을 수 있었던 여러분들께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늘 지금처럼 여여하시고, 청안하시길~
2009년 맑고 향기롭게 숲기행,
충청도의 숲을 찾아서는 이렇게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감사, 감사~ (^ ^) (_ _)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