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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 05-11-28

    내장산 비자나무 숲

본문

많은 굴곡의 계곡이 양의 창자와 비슷해서 양의 내장 같다 하여 내장산이라고 하고, 산 안에 숨겨진 것이 무궁무진하다고 해서 내장산이라 불렀다는 전북 정읍의 내장산을 다녀왔다. 가던 중...차창 밖으로 보이는 정읍의 호수가 멋지게 펼쳐져 있어서 시원한 느낌과 함께 겨울의 고즈넉한 잔잔함이 은은하게 와닿았다. 정읍사 행상인의 아내의 노래인 백제노래이다. 달님이여, 높이높이 돋으시어 멀리멀리 비춰주소서 저잣거리에 가 계신가요 진 곳을 디딜까 두렵습니다. 아무데나 부려 놓으십시오 내 임 가는 곳에 날이 저물까 두렵습니다.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여음) 정읍현 사람이 행상을 떠난 후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으므로, 그의 처가 산에 올라 멀리 남편 있는 쪽을 바라보면서 남편이 밤에 다니다가 해를 입을까 두려워하며 진흙물에 빠지는 것으로 비유하여 이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집에 와서 찾아본 정읍사이다. 내장산은 온대림 지역인데 100키로 아래로 내려가야 나타나는 난대림 수종인 굴거리나무 군락지이다. 난대림 기온의 난대 수종은 사철나무와 대나무 잣나무 후박나무 굴거리나무등인데 굴거리 나무가 내장산에서 자라고 있는 특별한 곳이다. 서래봉이라고 해서 여래(부처님)가 서쪽에서 오심을 의미하기도 하고 써래의 서래를 의미하기도 하는 봉우리 안에 들어있어서 보물을 품고 있음을 의미하는 내장산에서 본 나무들은 참 신기하였다. 우선 참나무의 종류가 이렇게 많아서 상수리 나무 형제들이라고 하였다. 굴참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떡갈나무, 신갈나무가 있었다. 비자나무는 구충제로 사용되는 나무인데 잎에서 상쾌한 향이 났고, 몸집이 좋고 가지가 멋지게 뻗어 있어서 우직해 보였다. 시원하게 보이고 뛰어 놀고 싶은 넓은 마당에 베롱나무가 있었다. 베롱나무는 목 백일홍이라고 하는데 절이나 향교 서원 그리고 묘가 있는 곳에 심었다. 귀신을 쫓는다는 의미도 있고 꽃이 백일동안 아름답게 피어서 부처님께 꽃공양을 올리는 마음으로 절에 심었다고 한다. 물푸레 나무는 나뭇가지를 돌로 찧어서 물에 담그니 파란 물이 되었다. 맛을 보니 은은하고 구수했다. 회초리나 야구방망이를 만드는 재료가 된다고 한다. 은행나무가 있는데 하나의 뿌리에서 두그루가 각각 올라가 있었다. 멋지고 늠름하였는데 한 곳만 아니고 몇군데에서 그랬다. 사람주 나무가 있었는데 희고 멀리서 보면 사람이 서있는 모습처럼 보인단다. 나무 껍질은 아름다운데 독성이 있어서 열매를 먹으면 안된다. 때죽나무는 흰꽃이 피는데 종처럼 꽃이 아래를 보고 주렁주렁 달려서 스님이 파르라니 머리를 깍고 나란히 있는 모습과 같다고 해서 떼중이라는 의미도 있고, 독성이 있어서 물에 담그면 물고기가 떼로 죽어 떠올라서 때죽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 나무는 검은색이다. 도롱뇽은 개구리가 올챙이시절 아가미를 갖고 있듯이 아가미를 가졌다가 변태를 해서 육지에도 산다. 물과 육지에서 사는 것을 양서류라고 한다. 도마뱀은 파충류이다. 내장산에는 파충류인 장지뱀이 있다. 학생들과 수업할때 양서류와 파충류의 구분이 분명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확실히 알게 되었다. 더 많은 나무와 이야기가 많았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올리겠다. 함께 한 분들과 숲해설 선생님 감사드립니다.